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없다"…약 49조 원 규모 자사주 대량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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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7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대량 소각 계획 발표는 지주회사 전환 포기 의사를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는 총 49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40조원어치는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내년까지 소각하는 것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3.3%에 해당합니다.
나머지는 올해 새로 순차적으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한 물량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공개 천명한 것은 '앞으로도 지주사 전환은 없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번복 가능성을 의심하는 세간의 오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지배구조와 관련지을 수 있는 이슈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을 결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입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는 꽤 유용한 카드입니다.
지주사 전환의 정지 작업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의 인적분할 시, 기존 회사 주주들은 신주를 원래 지분의 비율만큼 배정받습니다.
자사주는 본래 의결권이 없지만, 이 과정에서 지주사는 보유한 자사주의 비율대로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갖게 됩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입니다.
13.3%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면 이 부회장으로서는 경영권 공격을 받을 때 이를 방어할 마땅한 수단을 얻기 어려워집니다.
이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6%. 부친 이건희 회장(3.54%)과 계열사의 지분을 합해도 18%를 겨우 넘습니다. 반면 외국인 주주의 지분은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삼성전자는 대외적으로는 이번 자사주 대량 소각 결정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ㆍ합병(M&A) 등 대규모 거래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삼성전자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가치 제고 방침과도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자사주 소각 방침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20만원을 돌파해 2
삼성전자에 지주사 전환을 요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엘리엇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자사주 소각은 중요한 진전을 나타낸다"며 "자사주 소각은 고무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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