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대우조선 회사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의 채무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성식 기자입니다.
【 기자 】
세계 1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초단기 법정관리를 피할 길이 열렸습니다.
대우조선의 명줄을 쥔 국민연금공단이회사채의 절반은 주식으로 바꾸고, 절반은 만기를 늦춰달라는 채무 조정안을 받아들인 겁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채무 조정안을 수용하는 것이 기금의 수익을 높이는데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수주 잔량이 가장 많은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조선업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애초 채무 조정에 난색을 보였던 국민연금이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3년 뒤에 돈을 꼭 갚겠다고 확약하자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마지막 관문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대우조선은 오늘(17일)부터 이틀간 다섯 차례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동의를 받아내야 채무 조정안이 성사됩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 2조 9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다만, 불과 2년 전 4조 2천억 원을 지원받은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판도 여전합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