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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중인 16일 시내 한 백화점의 한산한 모습<김호영기자> |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이뤄진 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작년보다 2.1%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신규점포 3곳(김해점·동대구점·스타필드 하남점)을 오픈하고 강남점 등에서 대규모 매장 확장을 실시한 신세계백화점은 봄 정기세일 실적이 전년 대배 11.8% 늘어났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 실적도 매장이 대폭 늘어난 것을 감안할때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수준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백화점들의 봄 정기세일 실적이 역신장한 가장 큰 이유는 좀처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봄을 맞아 백화점들이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준비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수 회복의 핵심지표인 소비가 빠른 속도로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초에는 소비심리가 크게 부진했으나, 탄핵 결정과 대선 확정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다소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실질 구매력 측면에서는 오히려 빠른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더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매출 볼륨이 큰 세일 첫 주말과 마지막 주말에 비, 미세먼지 등 날씨가 좋지 않았던 점도 세일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로 꼽힌다. 특히 소비력이 큰 40대 이상은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외출을 하지 않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백화점 방문율이 낮았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일에서 가장 중요한 첫 주말과 마지막 주말에 미세먼지가 심해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렸던 것이 부정적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여행을 전면 금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명동에 위치한 백화점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수준이다.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는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환경도 소비심리 회복에는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A백화점 관계자는 "대선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는 백화점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VIP고객들이 통 큰 쇼핑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부진한 봄 정기세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백화점들은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황금연휴에 화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국내에 머무는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불러모으겠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김상우 영업전략팀장은 "봄 정기세일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만큼 최장 11일까지 가능한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연휴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가정의 달 선물 상품전'을 기획하고 있다. '피크닉'을 테마로 점포별로 가족 단위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의류·잡화 등을 할인판매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메이 이즈 카니발 (May is Carnival)' 테마행사를 진행한다. 다채로운 이벤트와 대형행사를 통해 연휴기간 동안 백화점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들에게는 즐거움을, 휴가를 준비하는 고객들에게는 실속 있는 상품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행사기간 동안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 한하여 신세계 카니발 자유이용권을 증정하는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빨간날(휴일)에는 평일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매출이 오른다"며 "5월 황금연휴에 매출이 상승하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 목표실적 달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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