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황사와 미세먼지에 피부가 거칠어졌네요. 수분 크림을 추천해드릴까요."
50대 주부 김수현 씨는 주로 자택에서 화장품을 구입한다. 제품이 소진될 즈음에 한국암웨이 사업자(ABO·Amway Business Owner)가 그의 집을 방문해 피부 상태를 체크해주고 적당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지난해 이 사업자가 제안한 암웨이 화장품 브랜드 아티스트리 '비타민C 와일드 얌 트리트먼트'를 꾸준히 발라 피부 트러블이 가라앉은 후부터 신뢰가 쌓였다. 피부 유형별 컨설팅과 제품 사용 방법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 회원직접판매(다단계) 화장품을 선호한다.
오랜 경기침체로 유통업계가 고전중이지만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는 대면(對面) 영업은 불황을 모른다. 암웨이 회원 직접 판매를 비롯해 한국야쿠르트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방문판매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회원직접판매·방문판매 시장규모는 2015년 14조1382억원으로 전년 12조7166억원보다 11% 증가했다.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상품과 정보가 넘쳐날수록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선별해주는 큐레이션 커머스(Curation Commerce)가 각광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문가가 직접 고객 맞춤형 제품을 골라주는 대면영업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팀도 올해 주요 트렌드로 '영업의 시대'를 제시하며 인적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보 홍수 시대에 결정 장애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대면영업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 맞춤형 화장품 사업 통로로 방문판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시작한 방문판매로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 240만명을 확보해 지난해 관련 매출 5조6454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4조7666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카운셀러 3만5000명을 통해 고객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신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02년 방문판매사업을 시작한 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카운셀러는 전년보다 3000여명 늘어난 1만9000여명을 기록했으며 관련 매출은 3310억원(업계 추정치)을 올렸다. 2015년 2670억원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한국야쿠르트는 1971년 출발한 방문판매조직인 '야쿠르트 아줌마' 1만3000여명을 통해 콜드브루와 끼리치즈 돌풍을 일으켰다. 핑크·주황색 유니폼, 냉장 보관이 가능한 신형 전동카트, 스킨십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11년째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국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조1276억원으로 전년보다 5% 상승했다. 등록된 사업자 수는 120만여 명에 달한다. 경기 침체로 고용이 불안해지자 부업으로 회원직접판매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측은 전문성과 신뢰가 대면영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개인 사업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종 세미나와 포럼 등 오프라인 교육을 연중 진행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그래픽 자료 등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트렌드에 뒤지지 않도록 최근 시장분석 등 마켓 인사이트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대 3개월까지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는 '소비자 만족 보증제도', '품질관리 시스템', '지식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국내 회원직접판매 업계 최초로 영국표준협회(BSI)의 '고객만족경영시스템(ISO10002)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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