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 실시한 '왕홍' 초빙으로 굉장히 큰 홍보효과를 거둬, 올해부터는 관련 행사를 꾸준히 정례화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 양국 관계가 하도 얼어붙어 당분간 움직임 없이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잇츠스킨 관계자)
"지난해 5월·11월 왕홍을 초빙해 체험마케팅을 펼쳐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뒀는데 최근 사드 갈등 상황이라서 계획해둔 일정이 아예 없는 상태다"(애경산업 관계자)
지난해 뷰티·패션 등 유통업계 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왕홍 마케팅'이 올해는 사드 이슈에 짓눌려 얼어붙고 있다. 연 1~2회씩 막대한 비용을 써가며 왕홍을 초빙해왔던 업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대거 숨죽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왕홍은 중국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최소 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할 만큼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 이들을 일컫는다. 웨이보·웨이신 등 현지 SNS,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주로 활동한다.
매일경제가 최근 국내 주요 뷰티·패션 기업을 대상으로 '왕홍 마케팅' 관련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업체가 "현재 잡힌 계획이 없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중관계 악화로 왕홍 초청 비용을 상쇄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제 SNS 팔로어 100만명 이상을 거느린 왕홍을 한국에 초청하는 데는 7000만~8000만원에 이르는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인기 왕홍을 초빙하려면 국내 특급호텔 숙박, 쇼핑 체험, 관광명소 관광 등 각종 '부대행사 제공'이 필수인 탓이다. 실제로 잇츠스킨은 지난해 10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중용 주요 매체 기자, 뷰티분야 왕홍을 초청해 '잇츠스킨 클리니컬 캠프(IT“S SKIN Clinical Camp)’ 사전캠프를 연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5년부터 총 3회에 걸쳐 왕홍을 대상으로 한 '한방 뷰티 투어' 초청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자사 샴푸 '려'를 알려 왔지만, 올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초빙 행사, 그 외 왕홍을 활용한 마케팅 행사가 기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숨37' 론칭 9주년을 맞아 초빙 왕홍 9명의 활동을 라이브 생중계했던 LG생활건강, 왕홍을 서울 본사로 초청해 자사의 SNP화장품 제품 간담회를 가졌던 에스디생명공학도 왕홍 마케팅 계획을 잡아두지 않은 상태다.
왕홍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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