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200원 vs 5만9800원'
최대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빠르면 이번주 국내선 항공료 인상에 나선다. 항공업계에서는 평균 3~5%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김포~김해 편도 티켓은 9만원(주말 기준·항공·유류세 포함)을 처음 돌파하게 된다. 서울역에서 부산 역까지 가는데 5만9800원이 드는 KTX와 비교했을 때 3만400원 가량 가격 차이가 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균 2000원 가량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5일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번주 국내선 운임 인상을 최종 결정한다"며 "5% 안팎 인상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세부적인 시기와 인상폭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대한항공 국내선 요금 5% 인상 검토
대한항공이 운임을 올리면 2012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으로 요금 인상을 단행하게 된다. 이미 다른 항공사는 과잉 경쟁과 함께 KTX·SRT 등 대체 운송수단이 크게 늘면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일제히 요금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8일부터 국내선 전 노선 운임을 평균 5% 올리고, 제주·이스타·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5대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미 국내선 푯값을 5~11%씩 인상했다.
하지만 잇딴 항공권 인상에 소비자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국내선 여객 점유율 24.7%(올해 1월 기준)로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 서울~부산 편도 2천원 늘듯
이번 인상으로 항공 소비자는 2000원 가량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제주항공·에어부산 등 김포~김해 노선 운용 항공사 항공권은 인상 전 평균 7만8175원(주말 편도 기준)이지만 인상 후에는 8만425원(대한항공은 3% 인상 가정)으로 2250원 늘어난다.
KTX·SRT 등 고속 열차를 이용할 때에 비해서는 2만4000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서울~부산행 KTX·SRT 주말 편도 승차권은 평균 5만6350원이다. 대형사 항공권이 5년만에 인상된 반면 코레일은 2015년 8월 한차례 KTX 운임을 인상해 가격 상승 요인이 적은 상태다. 코레일 관계자는 "당분간 KTX 운임 인상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부산을 가는데 55분이 걸리는 비행기와 달리 KTX는 중간 하차역(대전·동대구역)이 가장 적은 열차도 2시간 15분이 걸려 신속한 이동이 필요한 상용 승객들은 여전히 항공편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된다.
◆ 항공사 vs 지자체간 갈등
항공권 인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항공사간 갈등도 촉발됐다. 특히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관광 직격탄을 맞은 제주도는 항공권 가격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포~제주노선은 평균 예약률이 90%에 달하는 대표적인 '황금 노선'이다. 제주도는 가뜩이나 급감한 중국 관광 수요에 국내 관광객까지 줄어드는 것 아닌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달 22일 제주항공을 상대로 법원에 요금 인상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 지분 7.6%를 쥐고 있는 2대 주주다. 직접적인 연관 고리를 갖고 있는 제주항공부터 가격 인상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을 깐 셈이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지난 2012년 요금 인상에 나섰을 때도 가처분 신청을 해 제주도민에 한해 인상분 예외를 적용 받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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