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선 역시 판사.'
급여, 근로조건, 사회적 평판 등을 고려했을 때 판사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다'고 답한 종사자 비율이 높은 직업에서도 판사가 2위를 차지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직업' 타이틀을 획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6~10월 국내 621개 직업 종사자 1만9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판사가 직업 만족도 합산 점수 33.16점(4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27일 밝혔다.
직업 만족도는 △해당 직업의 발전 가능성 △급여 만족도 △직업 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 만족도 등 여섯 가지 세부 영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직업 종사자들이 현재 직업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판사는 6개 세부 영역 중 사회적 평판(2위), 급여 만족도(4위), 수행직무 만족도(4위), 직업 지속성(8위) 등 골고루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인 도선사(33.07)가 2위를 기록했다. 가까운 바다에서 선박의 입·출항로를 안내하는 도선사는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 수준이며, 경력이 오래 되면 5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목사, 대학교 총장(학장), 전기감리 기술자, 초등학교 교장(교감), 한의사, 교수 등이 뒤를 이었다.
직업만족도 상위 20개 직업에는 교육·연구 관련직(대학교 총장·초등학교 교장·교수·연료전지 개발 연구자·물리학 연구원·지질학 연구원·초등학교 교사)이 7개로 가장 많았다. 공학기술 관련직 3개(전기감리 기술자·원자력공학 기술자·발전설비 기술자), 법률 관련 전문직 2개(판사·변리사), 운송 관련 직업 2개(도선사·항공기 조종사)도 상위 20위 이내에 각각 포함됐다.
5년 전인 2011년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교장, 성우, 상담 전문가, 신부, 작곡가가 직업 만족도 1~5위를 각각 기록했다. 작년 조사에서는 이 중 초등학교 교장을 빼곤 모두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반면 2011년 조사 때 각각 22위와 11위에 그쳤던 판사와 도선사는 1·2위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조사부터 '급여 만족도'가 새롭게 포함된 게 직업 만족도의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업무환경이 쾌적하고 시간이 여유로운 대신 상대적으로 보수가 박한 직업이 대거 하락한 반면 도선사, 전기감리기술자, 원자력기술 공학자 등 고소득 전문직이 높은 급여에 힘입어 만족도가 껑충 뛴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다'(사회적 평판)고 답한 종사자 비율이 높은 직업은 초등학교 교장(교감), 판사, 장학사 등 순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직업 지속성)으로는 시인, 목사, 채소작물 재배원, 가구조립·검사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업무환경이 쾌적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지에 대한 직업 종사자들의 인식을 묻는 근무조건 영역에서는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직업은 생계수단인 동시에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자아실현과도 직결되는 것"이라며 "직업을 선택할 때는 급여와 근무조건은 물론 사회적 평판 등 다양한 영역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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