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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한국경제의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이 많습니다.
경기회복 신호가 수출분야 위주인 데다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수출호조에 따른 긍정적 영향은 일부 수출 대기업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가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기업 위주로 오르고 있어 코스닥의 개미들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비경기가 차갑습니다.
사교육비 등의 지출이 많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능한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경제환경도 불안합니다. 한국의 정치 혼란이 지속될 수 있고, 대외 악재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의 업황전망지수가 5개월 만에 상승한 것은 주목할만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3월 중소기업경기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SBHI)가 90.8로, 전달보다 11.2포인트 상승하면서 5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지수가 전달보다 10.5포인트 오른 90.8이었으며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11.7포인트 상승한 89.4를 나타냈습니다. 건설업은 14.4포인트, 서비스업은 11.0포인트 각각 뛰었습니다.
기준치인 100 아래에 여전히 머물러 있지만, 이전보다는 좋아진 것입니다.
거시 지표도 회복 신호를 보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1월 생산은 전월보다 1.0% 늘었습니다. 작년 11월 1.4%, 12월 0.2%에 이어 3개월째 증가세입니다. 제조업 공장가동률은 작년 12월 72.6%에서 올해 1월 74.3%로 올라갔습니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올라갔습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째 상승했습니다.
수출은 지난 2월에 432억 달러(통관기준)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2% 늘었습니다.
수출금액과 증가율 모두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외에도 석유제품, 철강, 일반기계 등이 호조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해외 경기가 비교적 좋다는 뜻입니다.
경기 선행지표 성격이 강한 주식시장도 비교적 강세입니다.
코스피지수는 17일 2,164.58로 종료돼 작년 말의 2,026.46에 비해 138.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 지수는 2015년 4월 23일(2,173.41)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대장 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212만 원에 마감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국내 소비경기가 부진하다는 점입니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올해 3월 들어 16일까지 롯데백화점(기존점 기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하는 데 머물렀습니다.
1~2월 매출이 작년보다 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미진한 상태입니다.
핵심 점포인 소공동 본점은 매출이 오히려 3.5% 줄었습니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3월 들어 작년보다 매출이 소폭 신장했으나 어수선한 정국 등의 영향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며 "다음 주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봄나들이 가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의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이달 1~16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0.6% 늘어나는데 머물렀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 효과 등으로 기존 점의 기준 매출이 7.1%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작년보다 2.5% 감소했습니다.
신선식품(2.3%), 즉석식품(1.4%) 등은 매출이 늘었지만, 의류·스포츠(-8.5%), 유아동·완구(-7.5%), 패션잡화(-2.4%) 등이 부진했습니다.
현재의 경기상태가 지표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김창배 연구위원은 "산업활동 동향을 비롯한 여러 데이터를 보면, 회복 조짐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소비가 부진하다고 하지만 청탁금지법 영향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도 "지표로 보면 경기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회복 기미가 지속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수출이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소비가 계속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수에서 건설이 큰 역할을 하는데, 올해 건설은 작년만큼 경제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경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불안도 경제를 누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해도 여소야대의 정치적 상황은 불가피합니다. 이런 정치환경에서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고용이 부진한 데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소비경기 부진이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점도 한국경제의 부정적인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대외적 불안요인들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가계부채,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도 한국경제의 소비심리를 누르는 요소"라면서 "정부가 규제 완화 등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좋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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