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탄핵 환영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인용 결정을 축하하는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무디스는 13일 '한국 대통령 축출은 새 정권이 국가 신용과 관련한 과제들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10일 헌재 결정으로 작년 10월 시작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일단락되는 데 더 가까워졌다"고 한국 정치 상황을 진단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견조한 경제 성장을 기록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신용평가사는 "세계 경기가 활력을 잃었음에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에 2.6%, 2016년에 2.7% 성장했다"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계속해서 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것은 일정 부분 국회에 달려있는 문제라는 점을 정확히 지적했지만, 박 전 대통령 파면과 동시에 막이 오른 19대 대통령선거가 국가 개혁 과제들에 새로운 추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여야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경제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다음 정부에서 정책적 연속성을 보여줄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부채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 등은 한국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거나 위협이 될 만한 요인으로 꼽혔다. 무디스는 "증가한 가계부채는 계속해서 내수를 제약할 것"이라며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더불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을 놓고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성장에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역풍'에 맞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역량은 충분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재정 정책을 동원할 수 있다"며 그동안 한국 정부가 꾸준한 재정 흑자를 기록하고 부채 부담도 GDP 대비 40% 이하로 유지해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기꺼이 재정적인 여유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자마자 "헌재 결정이 국가 신용등급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S&P는 "새 정부가 구성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한국의 신용 지표가 크게 악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차질 없이 국정을 운영할 것이고, 국회도 지난해 말 탄핵 소추안 의결 이후 입법 활동을 계속하면서 비상 시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에 앞서 영국을 들러 피치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 대표를 만난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최근 경제 상황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주가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자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매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24포인트(0.97%) 상승한 2117.59로 마감하며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장중 한 때 2120을 넘으면서 2015년 5월 29일(2123.39)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보다 3.33포인트(0.54%) 올라 615.59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종목에 대해 454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2조1862억원, 올 들어 이날까지 무려 4조1320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국내 기업들의 사상 최고 수준의 순이익 예상에도 올 들어 한국 증시
[문일호 기자 /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