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이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킨데 이어 일본 각료들의 독도 망언이 이어지면서 한일 갈등이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교적인 갈등 문제와는 별개로 소비자들 사이 일본 제품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이른바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각광받는 모습이다. 반일 감정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여전히 잘 나가는 일본 브랜드로는 어떤 게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일본계 SPA(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래드인 '유니클로'를 꼽을 수 있다. 유니클로는 현재 국내 SPA브랜드 중 매출 1위를 달린다. 2014회계연도(2014년 9월 1일∼2015년 8월 31일)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1970~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일제 학용품'은 특별한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명 잠자리표 지우개로 유명한 톰보나 펜탈 등 일본 브랜드의 학용품은 특별한 날 주고받는 선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일제 '코끼리표 보온 도시락'은 당시 학부모나 학생들 사이 일종의 '부(富)의 상징'으로 통했다.
일제 학용품에 대한 인기는 최근 책가방 브랜드 '란도셀'에서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다. 가방 한 개 가격이 수십만원대에 이르지만, 아이가 물에 빠졌을 때도 둥둥 떠오르게 하고 지진으로 바닥에 넘어졌을 경우 충격을 대신 흡수하는 등 그 기능성이 부각되며 강남 엄마들 사이 인기몰이 중이다.
운동화업계의 '카테고리 킬러'인 ABC마트 역시 일본 기업이지만 10~20대들 사이 단골 손님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들 뿐 아니라 30~40대 직장인들조차 일본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에 푹 빠져 있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밖에 자동차 브랜드 도요타·렉서스는 물론 마일드세븐, 아사히맥주 등이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브랜드로 거론된다.
이상의 브랜드들은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라가며 비판받기 일쑤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 제품은 국산 보다 품질이 좋아서 혹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국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도발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불매운동을 무조건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 보다는 일본 제품의 품질을 뛰어넘는 방법을 찾는 게 시장에선 더 필요한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