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22년까지 동서-남북축을 중심에서 4~8차선 고속도로가 깔리고 배후에 약 7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새만금 산업단지 인근 홍보관 2층 안내 직원은 새만금 지구가 계획대로 개발될 경우 최첨단 미래 기업이 곳곳에 입주하고, 국제·국내 물류가 쉴틈없이 오가는 글로벌 신도시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건물 3층 전망대에서 바라 본 새만금의 실상은 전혀 달랐다. 허허벌판 넓은 땅에 4개 기업 시설만 띄엄띄엄 입주해 있을 뿐이었다. 1991년 첫 삽을 뜬 지 무려 26년이 지난 지금, 새만금의 현실이 계획에 한참 못미친 5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1. 매립 늦고 인프라 부족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지구는 3분의 1이 담수호, 그리고 나머지 3분의 2가 육지로 조성된다. 현재 육지에 해당되는 부분 중 10%만 매립됐다. 2011년 수립된 기본계획(Master Plan·MP)으로 보면 2020년까지 72.7%가 매립돼야 하지만 한참 늦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립 경험이 풍부한 토지주택공사(LH) 등이 참여해 인천 송도나 경기 시화지구처럼 발빠른 매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라도 빨리 물부터 빼야 외국자본과 국내 기업들이 새만금에 투자할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자본이 가장 원하는 신항만 건설도 지지부진이다. 새만금 신항만 후보지는 수심이 25m에 달해 인근 군산항(3~5m)과 달리 대형 선박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하지만 계획상 공공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최소 수백억원이 드는 항만을 건설하도록 돼 있다. 새만금 산단 입주 기업인 솔베이코리아 신재학 상무이사는 "실리콘 제품을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면서 물류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2. 지자체 갈등 계속
새만금 지구는 산업연구용지, 국제협력용지, 관광·레저용지 등 크게 6개 용지로 구분된다. 인근 군산·김제·부안 3개 지자체는 벌써부터 용지를 사실상 '분할'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향후 새만금 지구가 개발되면 해당 용지에서 나오는 세금을 수취할 수 있는 징세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준현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방조제 관할권에 대해서도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지는 등 갈등이 계속됐는데 지금과 같은 행정체계를 계속 유지하면 지자체간 대립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자체 갈등을 조정할 기능이 중앙 정부에 사실상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정부 들어 새만금개발청이 새로 생겼지만 국토교통부 산하 차관급 외청이라 부처·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
3. 어정쩡한 개발계획
현재 새만금특별법에 따라서 입지 완화 및 세제 혜택 등 각종 특례가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에 수십개 산재한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특별자치도와 큰 차이가 없다. 가령 외국기업이 투자할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3년간 100% 감면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충남 천안 등에 위치한 외국인투자지역과 거의 동일하다. 또한 이마저도 국내기업에겐 전혀 혜택이 없다.
아울러 기존 1·2·3차 산업 방식으로 '칸막이' 쳐진 용지 구분도 문제다. 최근 산업계 트랜드는 1·2·3차 산업이 서로 융합하는 6차 산업화다. 김형주 군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민간 자본이 개발을 한다 해도 농업용지에 전기 등을 넣으려면 도시용지·산업용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의 법령 정비가 말끔하게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4. 허울뿐인 한중 협력
지난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방한해 한·중 정상회담을 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 하던 새만금 한·중 경협단지 조성사업도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로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지금까지 투자가 이뤄진 것은 중국 태양광 대기업 CNPV가 274억원을 들여 만든 10㎽가량의 태양광발전소 뿐이다. 새만금 지구가 국내 유일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업단지로 지정된 것에 비해서는 성과가 미미한 셈이다. 이승우 군장대 총장은 "중국의 경우 아무래도 정부가 움직여야 기업들이 들어오는 형태인데,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되다보니 한중 경협단지가 지지부진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5. 사람 안 찾는 새만금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2010년 861만명이던 새만금방조제 방문객은 지난해 489만명으로 줄어들었다. 거의 6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새만금 지구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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