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디자인 등 외관을 바꾼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성능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새로운 디자인 덕에 신차로 받아들여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는 작년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래 지난 1월까지 3개월간 6544대가 팔렸다. 월평균으로는 2181대 팔린 셈이다. 트랙스의 부분변경 출시 직전 3개월 월평균 판매량은 951대로 판매량이 2.2배로 늘어난 것이다. 트랙스는 소형 SUV 시장의 강자인 쌍용차의 '티볼리'와 경쟁하면서 기아차의 '니로' 판매량을 추월했다.
2015년 6월 부분변경된 현대 싼타페 더 프라임도 마찬가지다. 직전 1년간 월평균 5836대가 팔렸지만 이후 1년간은 월평균 8050대로 판매량이 38%나 증가했다.
이는 일종의 신차 효과 때문이다. 부분변경은 완전변경(풀체인지)과는 달리 차의 성능을 결정짓는 내부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겐 신차와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회사에선 주요 차종의 경우 풀체인지 모델 출시 주기인 7~8년 사이에 한 번씩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곤 한다. 개발비용 때문에 완전변경 모델을 자주 내놓기 힘든 상황에서 노후모델에 신차 이미지를 입힌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신차 효과를 누리려는 것이다.
올해 역시 부분변경 모델들이 속속 출격을 준비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국민 중형차'로 통하는 쏘나타다. 현대차는 다음달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신모델 쏘나타 LF는 10만8014대가 팔렸다. 2015년에도 10만8438대가 판매돼 2년 연속 10만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판매량이 8만2203대로 뚝 떨어졌다. 동급모델인 한국GM의 '말리부'와 르노삼성의 'SM6'가 작년 모두 신차로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노후 모델인 쏘나타가 밀린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 뿐만 아니라 성능도 높이는 진일보한 모델이 될 것"이라며 "경쟁자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전 모델보다 오히려 가격을 낮춤으로써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 지난 14일 출시된 푸조의 '뉴 푸조 2008 SUV'는 가장 하위 모델의 경우 2590만원으로 2600만원대였던 구형 모델에 비해 오히려 가격을 낮췄다.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