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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사옥. [한주형 기자] |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는 법원에서 들어오는 소식을 일일이 전달받으며 대기했다. 다른 임원들도 하루종일 자리를 지켰다. 한 그룹 임원은 "비상상황인 만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사실 업무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날 삼성 직원들은 잠시 쉬는 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이 부회장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삼성생명의 한 직원은 "그룹 총수의 구속 여부를 결정짓는 판단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서 전체가 침울한 분위기"라며 "우리는 이 부회장의 결백을 믿지만 솔직히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몰라 하루종일 불안했다"고 말했다.
삼성측은 '법리적으로는 특검의 주장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이 추가로 적용한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서는 정유라 승마 지원행위 자체가 적법한 컨설팅계약을 통한 행위이므로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검이 정황 증거로 내세운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처분 문제 등도 당시 여러 상황 등을 종합할 경우 통해 삼성그룹의 로비 등 위법적인 활동이 존재하지 않음을 얼마든지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럼에도 삼성이 불안해하는 것은 삼성에 대한 비우호적인 '여론'이다. 삼성은 단지 피해자 중에 하나일 뿐인데도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사태의 주범으로 각인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특히 사실 관계를 떠나 삼성이라면 그랬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사실처럼 굳어지고 있는 점을 답답해한다.
지난달 1차 구속영장 발부가 기각된 당시 법원뿐만 아니라 영장실질심사를 한 판사에게까지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었던 것은 바로 이 같은 시각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주변 친구들은 물론이고 지난 설에 만난 친인척들조차도 '삼성이 잘못한거 아니냐'고 비난하더라"며 "법원이 이런 여론에 흔들릴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삼성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이 정도로 클 줄은 몰랐다고 실토했다. 한 그룹 임원은 "2008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 이후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아직 우리의 노력이 국민들의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된 이후에도 국민들의 불신이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미 삼성그룹을 이번 사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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