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한화토탈이 한화그룹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순이익이 1조원 돌파한 회사가 될 전망이다.
23일 화학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조4000억원과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3% 가량 줄어든 8조원이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6% , 94%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한화토탈 자체로도 사상 최대 실적이지만 한화그룹 창립(1952년) 이후 그룹사 실적으로도 최대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토탈 4개사를 총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실제 인수가 완료된 것은 이듬해인 2015년 5월이다. 한화토탈이 한화그룹에 정식 편입된 후에 벌어들인 돈이 빅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4년 한화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96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화토탈의 수익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화토탈은 석유화학업종 호황에 힘입어 주력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스타이렌모노머(SM) 등의 가격이 급등하며 이익이 크게 늘었다. PX는 페트병 등을 만드는 기초소재며 SM은 스티로폼 생산 등에 사용된다. 특히 한화토탈이 연 170만t을 생산하는 PX영향이 컸다. 2014년 t당 306달러까지 떨어졌던 PX마진(PX 판매가격과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지난해 화학 기업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다.
한화토탈의 실적 개선은 한화그룹에는 단순히 그룹사 이익 증가 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매년 순익의 80%이상을 배당하는 한화토탈의 이익 증가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 S&C의 실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룹내 IT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인 한화 S&C는 김승연 그룹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동원·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구조다. 모두 비상장사다.
재계에서는 한화 S&C가 한화그룹 승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큐셀코리아의 최대주주(지분 50.15%)로 올라선 것 역시 한화 S&C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대폭적인 실적 개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토탈 관계자는 "통상 이익의 80% 수준을 배당하며 이는 삼성토탈 시절부터 이어져온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합작사인 프랑스 토탈사에서 삼성 시절부터 직접 파견해왔으며 높은 배당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4년말 150%선이던 것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85%선까지 낮췄다.
한화토탈 직원들 역시 실적 개선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의 상여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빅딜' 당시 계약 조건에 따라 한화토탈은 인수 후 5년동안 삼성그룹의 성과급 지급 규정을 따른다. 개개인별로 성과를 따져 차등 지급하는 한화그룹과 달리 삼성그룹 방식에선 실적에 따라 전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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