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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민 광물자원공사 사장 |
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에게 지난해는 30여 년 공직 생활 중 가장 힘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손실을 떠안은 공기업 수장으로 2015년 11월 취임한 이후 작년 한 해를 혹독한 구조조정과 함께 보냈다. 해외 사무소를 포함한 조직의 20%를 축소했고, 33명의 직원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동료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임금의 최대 30%를 반납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하게 추진했던 해외 자원개발로 인한 '수업료'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정치 논리에 따라 해외 자원개발 사업 매각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비쌀 때 샀던 해외 광구가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 사장은 "헐값 매각은 두 번 실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원개발 공기업의 경영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헐값 매각이나 국부 유출, 미래 기회 상실 등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물자원공사는 별도의 자산매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내 기업 우선 매각 등 투자사업 매각에 따른 국가 손실과 경쟁력 약화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올해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 등 2개 핵심사업을 조기 정상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볼레오 사업 조직에 대해선 책임사업부제를 도입해 성과 중심 경영을 하고, 암바토비는 설계 대비 생산성 제고와 직접 마케팅을 통해 정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광산 생산량 조절, 화석연료를 중시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세계 자원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감지된다. 정부도 그동안 중단됐던 민간의 해외 자원개발 지원을 2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달라진 모습이다.
김 사장은 어려운 회사 사정 탓에 직접 투자는 힘들겠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민간 기업과 공유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민간 지원 전담조직인 '해외지원처'를 신설해 리튬, 희토류 등 신자원 분야에서 민간 컨설팅을 지원할 것"이라며 "민간 기업과 함께 국가 전체의 자원 개발 역량을 높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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