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탁금지법 등의 여파로 설 선물세트 판매가 신통치 않자 백화점에서 관련 선물 할인전 시기를 앞당겨 진행하는 모습이다
1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날부터 27일까지 15개 전점포에서 설 선물세트 특별 할인전을 연다.
통상 명절 2~3일 전에 일부 상품을 대상으로 가격 인하를 한 적은 있지만, 명절이 10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가격인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백화점이 이 같은 특별 할인 행사를 서둘러 나선 이유는 설 선물세트 판매 부진이 협력사들의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본판매(1월 9일~16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나 하락했다. 특히 한우(-13.3%), 굴비(-12.1%), 청과(-11.6%) 등 대표적인 토종 상품들의 판매가 부진했다.
이에 따라 총 81개 국산 선물세트를 기존 판매가격에 비해 5%에서 최대 30%까지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기로 했다. 특히 한우, 굴비, 사과배, 산양삼, 곶감 등 전통적인 국내산 토종 선물세트가 대거 참여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35만원에 판매하던 '진공건조 마른굴비 특품'을 20% 할인해 28만원에, 10만원에 판매하던 '현대 명품 배 세트'를 10% 할인해 9만원에 판매한다. 특히 '현대 화식한우 으뜸 세트'를 15% 할인해 23만원에, '한우 순우리 실속 세트'도 15% 할인해 12만8000원에 판매하는 등 기존에는 가격 할인을 진행하지 않았던 한우 선물세트도 가격 인하에 품목에 포함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설과 같은 명절 대목이야말로 협력사들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인데 청탁금지법 시행 후 비싼 국내산 선물세트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협력사를 돕기 위해 백화점 마진을 낮추고, 협력사들도 판매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택배비, 상품권 비용, 아르바이트 비용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백화점은 이같은 설 선물 할인전에서 노마진이나 다름 없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설 명절을 3~4일 앞두고 관련 선물세트 할인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일부 품목에 한해 할인된 가격에 설 선물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단 명절이 임박한 만큼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조기 품절되거나 배송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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