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조 유닉스전자 사장이 헤어드라이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이한조 유닉스전자 사장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미쳤다'라는 말이었다. 그는 "중소기업으로서 소비자에게 우리를 알릴 기회가 많지 않다"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닉스전자는 정말 미친 기업이라고 각인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양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그는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검사생활을 하다 돌연 법조계를 떠나 중소기업에 몸담았다. 이 사장은 "검사는 나쁜사람들을 계속 만나야 하는 직업이었기에 오래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며 "변호사 일도 잠깐 했지만 이 역시 승소를 통해 수임료를 받는 직업이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조계를 떠난 그는 기업변호사를 목표로 MBA를 준비했고 그러던 중 유닉스전자에 들어오게 됐다. 이 사장은 "법조계 몸담았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헤어드라이어 제조업체 유닉스전자는 이 사장의 말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담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7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였고 2016년에도 90여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많은 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단순한 물량승부의 일환이 아니다. 일반 이미용 전자기기 대비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유닉스전자의 '테이크아웃'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유닉스전자가 38년 간 이미용 전자기기를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제품 라인업이다. 이 사장은 "제품을 가지고 재밌는 일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유닉스전자의 일"이라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유닉스전자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을 듣던 중 그의 명함 한켠에 적힌 미용사 자격증 번호가 눈에 띄었다.
이 사장은 "우리의 주 고객인 미용사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채로 제품을 만들어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2013년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보관이 편리하고 사용 중 아무렇게나 던져놔도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용사들이 일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이들이 우리 제품에 요구하는 것들을 좀 더 제품에 잘 반영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기능만이 아니라 미용사들이 스스로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로소 이 사장이 의미하는 '미(美)쳤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사장은 "우리가 개발한 제품 중엔 헤어드라이어 중엔 내부에 날개가 달려있어 바람이 물결치듯 발생하는 제품이 있다"며 "바람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면서 동시에 열을 가해 말려주는 제품으로 건조시간을 줄여주는데 미용사분들은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에서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정전기를 방지해주는 헤어드라이어도 있고 긴 머리카락을 빨리 말릴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어드라이어가 유닉스전자의 주력 제품이다보니 우리 매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며 "단 유닉스전자가 헤어드라이어 만드는 기업으로만 한정되지 않고 뷰티 전문 가전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닉스전자는 주력인 헤어드라이어 외에도 제모기, 면도기, 전동클렌저 등 다양한 뷰티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사장은 "우리는 털(毛)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사장은 내년도 트렌드로 '가성비'를 꼽았다. 그는 "불경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커질 것"이라며 "가성비를 높이려면 가격을 낮추거나 성능을 극대화해야하는데 중소기업으로선 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이영욱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