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내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동하는데 하루가 걸린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긴 연휴라도 낄 경우 돈이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 돼,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강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다달이 지정한 날에 일정 금액을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납부자 자동이체.
지난해 8월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임모 씨는 최근에야 당일 이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뷰 : 임 모씨 / 납부자 자동이체 이용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돈이 들어와있지 않았다. 문의해 보니까 돈이 빠져나간 은행에도 없고 들어가야 하는 은행에도 없고 이틀동안 돈이 공중분해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유는 타행자동이체의 경우 이체 지정일 하루 전 영업일에 자기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빠져나가는 시간과 다른 계좌로 입금되는 시간사이에 하루라는 시간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체지정일이 연휴중에 있다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매월 6일에서 11일 사이에 자동이체일을 지정해 놓았다면, 설 연휴가 있는 2월의 경우 출금은 5일에, 입금은 11일에 이뤄지게 됩니다.
결국 통장에서 나간 내 돈이 일주일 가량 공중으로 사라진 셈입니다.
고객들의 입장에선 불만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체받는 사람쪽에서 돈을 바로 쓰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데다, 어찌보면 그 기간만큼의 이자를 손해보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스템 운영자인 금융결제원이나 은행이나 핑계만 댈 뿐 막상 문제 개선에는 소극적입니다.
인터뷰 : 금융결제원 관계자
- "월급을 걸어놓게 되면 휴일에 정말 필요한데 못찾아쓰는 경우 생긴다. 이 경우 영업점에서 충분히 고지가 돼야 하는데 이게 안되는 것이다."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실시간으로 할 필요가 없다. (왜 그런가?) 자동이체 개념이기 때문에 그렇다. 자동이체 개념은 특정 기간에 빠져나가는 것이지 실시간은 의미없다."
기술적으로 시스템 개선이 가능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게 미온적인 이유입니다.
인터뷰 : 금융결제원 관계자
- "(시스템 자체를 바꿀 수도 있지 않나?) 시스템 자체를 바꾸면 가능할 수도 있다. 우리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결제원과 은행과 협의해서 바꿔야 한다."
인터뷰 : 강영희 / 기자
- "현재 납부자자동이체의 한달 평균 이용 건수는 약 200만여 건에 달합니다. 은행과 관계당국이 미적거리는 사이 고객들의 피해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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