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에 직면한 백화점들이 연초부터 소비살리기 총력전에 나선다. 새해가 시작되는 내년 1월 2일부터 곧바로 예년보다 기간이 길어진 신년세일 행사에 돌입한다. 이례적으로 신년 세일에 경품까지 내거는 등 새해 벽두부터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백화점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것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11월과 12월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역신장했다. 지난 11월 매출은 전년대비 0.5% 감소했고, 12월(1일부터 21일까지) 매출도 0.7%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11월과 12월 매출이 작년보다 각각 1.5%, 1.3% 감소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들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로 겨울 관련 상품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에도 소비심리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백화점들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국 혼란과 금리인상 등 악재가 많은데다 설 명절 특수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과거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백화점들은 새해 벽두부터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년 세일 기간을 작년보다 5일이나 늘렸다. 지난해에는 16일간 신년 정기세일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22일간 진행된다. 이를 위해 이례적으로 월요일부터 신년세일에 돌입한다. 백화점들은 주말 특수를 위해 관행적으로 금요일이나 목요일에 세일행사를 시작했었다.
신년 세일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경품행사도 진행된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5개 점포에서 구매 고객 대상으로 금 50돈(약 1000만원 상당)으로 만들어진 ‘황금알’ 경품을 지급한다. 총 1억 5000만원 규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월 신년세일에 경품을 지급하는 것은 현대백화점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을·겨울 신상품 재고 처리를 통한 대규모 세일도 이뤄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빈폴, 폴로, 해지스 등 트래디셔널 상품군의 시즌오프가 시작되고 코트 등 겨울 의류 상품들의 클리어런스 세일이 주력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작년보다 물량을 40% 가까이 늘린 아웃도어 대전, 모피 대전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년세일은 2017년 소비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내년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가 많은만큼 백화점 업계에도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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