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SK그룹에 인수된 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시황을 심하게 타는 반도체 업계의 특성 때문에 투자가 축소되는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최태원 SK 회장의 결단으로 시설투자를 10% 이상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집행해왔다.
이번 청주 투자 역시 적절한 시기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여러 그룹의 손을 거친 SK하이닉스의 역사상 첫 부회장 시대를 연 것이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낸드플래시 시장은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대체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와 스마트폰의 고용량화 때문에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823억GB(기가바이트)에서 오는 2020년 5084억GB로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선두권 회사들이 작은 공간에 복잡한 패턴을 그려 넣는 미세 공정화와 여러 층으로 쌓는 적층 기술의 발전 등으로 기술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공정 수가 늘어나 생산에 필요한 장비 대수는 많아지고 장비 크기도 대형화돼 더이상 제한적인 공간에서는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 신규 공장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 하이닉스는 내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시기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총 46조원을 투입해 이천과 청주에 M14를 포함한 총 3개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공장 신축과는 별도로 내년 이천 M14 공장의 위층에서 3차원(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 이미 클린룸 설치가 진행되고 있고 3월까지 클린룸 공사를 끝내고 2분기부터 장비를 반입해 양산을 시작한다. 내년 투자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평택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3D 64단 제품을 본격 양산할 삼성전자를 추격할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3D 36단 2세대 제품을 지난 2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48단 3세대 제품은 11월 양산에 돌입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시작 계획이다.
특히 SK그룹은 중국의 다양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이달 반도체 수출 증가액이 19.5%로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비메모리 1위 업체인 미국 인텔이 중국 다렌에서 메모리 사업 등을 시작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역시 낸드 플래시 시장에 투자를 공언했다. 칭화유니그룹의 투자액은 27조원에 달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좌절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마이크론과 손을 잡을 경우 메모리 부문 세계 1,2위를 달리는 국내 회사들에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뻔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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