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기인 내년 12월로 예정됐던 한국형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일정이 10개월 연기됐다. 2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제11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그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위원회는 한국형 발사체 기본 엔진인 75t급 연소기와 추진체 탱크를 독자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소 불안정과 용접 불량 등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지연돼 결국 시험발사도 2018년 10월로 10개월가량 늦추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를 2017년 안에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미래부에 보고했다. 로켓 핵심 부품인 75t급 엔진의 연소 불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위원회는 그같은 건의에 따라 조사를 거쳐 이번에 시험발사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로켓 연료의 불안정 연소는 연료를 태우는 도중 온도와 압력이 요동치는 현상으로 1930년대 초기 로켓 개발 때부터 각국 연구자를 괴롭혔던 난제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지금은 연소 불안 문제를 확실히 해결했지만 그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시험발사 일정 또한 늦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는 3단 로켓으로 75t 엔진 4개를 묶은 300t짜리 클러스터링 엔진을 1단으로 삼고 75t 엔진 1개를 2단으로 그 위에 얹은 뒤 마지막으로 7t급 엔진을 3단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시험발사는 1단과 3단을 제외하고 2단 75t 엔진 1개만으로 발사하는 것이다. 이 75t급 엔진 1기는 140초 이상 연소돼야 한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항우연이 개발한 엔진은 75초 정도만 안정적 연소를 유지했지만 이후 7월 20일 시험에선 145초를 기록했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향후 75t 엔진의 시험발사가 실패하거나 기술적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전체 한국형 발사체를 제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며 “시험발사 성공 여부에 따라 본발사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 일정은 이를 앞당기는 수정안이 발표된 지 3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2011년 처음 발표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안은 2018년 12월에 시험발사를 한 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위성 탑재 로켓을 쏘아올리는 것이었다. 이 발사체를 사용해 달 주위를 도는 궤도선은 2023년, 달 착륙선은 2025년 발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인 2013년 11월 이 계획안은 ‘2017년 12월 시험발사, 2019년 12월과 2020년 6월 본발사’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달 착륙선도 2020년에 발사하기로 했다. 당시 그같은 시험발사 일
국가우주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 2월까지 200대 중점 우주기술 개발 로드맵을 작성하고 항우연을 우주개발 전문기관으로 지정하는 안도 확정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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