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에 발표되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이하 경방)이 선제적 위기 타개 보다는 ‘경기관리’에만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투자·소비·고용 지표가 최근 들어 모두 악화되는 ‘쿼드러플’ 악재에 빠진 상황 속에서 정부 재정을 조기 투입해 경제 불안심리 확산을 차단하는게 골자다. 하지만 대다수 내용이 올해 경방을 재탕하는 수준에 그치고 그마저도 ‘구조개혁’에 대한 논의가 크게 다뤄지지 않을 전망이어서 반쪽짜리 대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제5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하며 “경기 하방에 대응하기 위해 1분기 내 재정을 조기투입할 예정”이라며 “특히 17조원에 달하는 청년 일자리 예산을 조기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1분기 약 30% 안팎(중앙재정 기준, 올해 경방 준용시)의 재정이 대거 민간에 풀릴 전망이다. 이밖에도 한국전력공사 등 투자여력이 있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신산업 투자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민생안전 대책도 나온다. 우선 정부는 노인·청년 등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1~2인 가구에 대한 지원책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또한 최저임금 미준수 임금체불 등을 막기 위한 근로감독과 파견 강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출산 대책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정부는 공공기관이 육아휴직을 얼마나 실시하고 있는지를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시하도록 하고 이를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안들 대다수가 올해 경방(2016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내용이어서 ‘재탕’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1분기 조기집행이나 공공기관 투자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은 이미 올해 경방에 나온 핵심 캐치프라이즈였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정권 말기인만큼 정책기조를 뒤흔들만한 새로운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내년도 경방이 ‘반쪽 짜리’ 올해 경방 수준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정 조기집행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10월 코리아페스티벌 정례화 등 돈을 푸는 경제활성화 측면에서만 일부 성과가 있었고 4대 개혁 등은 미진해 ‘50점 성적표’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올해 추경의 경우 경기 하방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서 편성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구조개혁 측면에서는 성적표가 초라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17개 광역 자치단체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 도입과 노동개혁 4법은 모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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