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주요 경제현안과 중견기업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 = 중견련] |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일까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4024개 가운데 실질적으로 경제인들의 발목을 잡는 법이 많다”며 “법인세·상속세·증여세법뿐 아니라 엄격한 가업승계 요건, 공장 신·증설 규제 등으로 중견기업의 경영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달 중견기업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중견기업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 가능하게 됐지만 여전히 중견기업계는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효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업승계 요건의 경우도 매출액 3000억원 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했지만 사전·사후요건이 엄격하다고 꼬집었다. 중견련에 따르면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기준으로 수도권에만 약 800여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신·증설 규제에 따라 필요한 투자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현행법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한 기업이 생산직 직원을 해고하면 해고된 직원이 기존에 근무하던 생산라인의 노조 대의원으로 새로 선출된 뒤 복직을 조건으로 파업을 시작한다”며 “이 같은 파업이 발생하면 직접 손실을 입는 기업은 중견·중소기업들이다”고 개탄했다. 그는 “신중한 입법이 가능하도록 입법시스템을 바꾸고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간 포괄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중견기업을 놓고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성장 사다리’를 통해 고용창출, 청년실업 해결, 경제 활성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한국 경제계가 가야하는 최우선순위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이어서 대기업으로 가는 성장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한국에 유치하면 청년 실업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이 때 정치 문제에 경제인을 끌어들이면 안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중견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벤처나 스타트업을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자금 부족, 대기업은 인력·기술 탈취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중소기업들에 성장동력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출범한 모태펀드를 이용할 수 있는 회사가 중소기업만 해당되고 중견기업은 이용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견련에 신설한 M&A센터를 비롯해 중견기업 M&A를 지원할 제도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향후 중견·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과감한 구조개혁과 해외 벤치마킹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우수한 해외 정책 사례로 강 회장은 스페인과 독일을 손꼽았다. 강 회장은 “스페인은 구조조정에 성공한 뒤 생산라인 증설에 매진해 현재 스페인 완성차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 보다 많다”며 “독일에서는 명문장수기업을 선정하는 방법을 배워 기업규모에 따른 ‘지원’과 ‘배제’의 이분법을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견련 측은 최근 불거진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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