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이 확정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중심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 상황 악화를 막기위해 내년초 재정 조기집행과 공기업 투자 확대를 하는 한편 1분기 상황을 본 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내수에 영향을 준 김영란법(청탁금지법) 보완책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벌어진 ‘경제 컨트롤타워 논란’을 의식한 듯 “제가 부총리직에 있는 한 중심을 잡고 할 것”이라며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삐걱거리는 여·야·정협의체 출범과는 달리 경제정책만큼은 3당 정책위의장과 민생관련협의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경제만 따로 떼면 이미 여야정 협의체가 있는 셈”이라며 “큰 틀의 여야정협의체가 결론나면 경제도 한 파트로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A12면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과 관련해 “내년 1분기 재정보강의 일환으로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에너지 신산업 등 공공기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고용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하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피해 분야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와 어떤 정책을 할 수 있는 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경 편성을 권고한 데 대해서는 “내년 1분기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상황이 불가피하다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한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결국 기재부가 추경 편성을 미리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달말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방향은 저소득층 소득 확충과 소비 활성화에 촛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피치는 13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의 불안정한 상태 거의 끝났지만 취약성 드러냈다’는 제목의 분석 자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부른 정치적 위기가 통치·관리 체계의 약점을 명백히 드러냈다”며 “이런 정치 상황이 계속돼 한국의 통치·관리 수준을 재평가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피치는 “중기적 관점에서 정치 불안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과 2018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 3월에 발표한대로 2.5~3.0%로 유지하고, 한국의 신용등급도 AA-에서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
[조시영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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