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 되면서 일용직·임시직 등의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가는 저소득층이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저소득층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월 소득 기준 하위 10%인 극빈층의 올해 3분기 가처분소득은 71만7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6%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감소 폭이 크다.
가처분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연금·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통상적으로 의식주 생활을 위해 한 가구가 실제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뜻한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0.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극빈층의 소득 감소세가 뚜렷하다.
하위 10% 가구의 소득은 작년 1~3분기에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났지만, 올해는 1분기 -4.8%, 2분기 -13.3%, 3분기 -16% 순으로 감소 폭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같은 큰 감소폭의 원인으로 정책 당국은 불황으로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소득이 아예 ‘0원’으로 내려앉는 가계가 많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다수의 저소득층은 근로 조건이 열악한 일용직·파견직 등의 일자리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데, 불경기로 인해 우선적으로 해고된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상용 근로자(계약 기간 1년 이상)는 1305만7000명으로 작년 10월보다 2% 증가한 25만6000명으로 늘었지만(2% 증가), 임시 근로자(계약 기간 1개월 이상 1년 미만)와 일용근로자(계약 기간 1개월 이하)는 9만7000명이 감소했다. 10만명에 가까운 저소득층이 1년 사이 직장을 잃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가계 붕괴를 구조적인 위기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무너지면서 연쇄적인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음식점·주점 종사자는 93만879명으로 작년 10월보다 3만67명 감소했다. 불황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음식점·주점들이 종업원을 대폭 줄인 까닭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소득층의 실직과 소득 급감은 금융 안정성을 해친다. 생계가 막막해진 저소득층은 제2금융권의 대출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은 올해 6월 기준으로 16조6000억원으로 2년 전(9조2000억원)보다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경기 불황의 여파가 심화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당장 저소득층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맞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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