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 승진한 강병영(47·왼쪽) 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 유닛 전무와 이천구 LG생활건강 부사장 |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유례없는 성장을 맛본 이들 기업은 확장 경영보다는 기존 성장세를 공고히 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 일부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이들 모두 승진 폭을 소폭으로 줄여 현 조직의 안정화를 택했다. 또 유해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혼합물(CMIT/MIT)이 함유된 자사 제품으로 곤혹을 치른 양사는 품질 관리 부서를 신설·강화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 또한 공통점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임원 35명을 승진·전보 발령하는 내용의 정기 임사를 실시했지만 사장단 등 최고경영진 변동은 없었다. 대신 디자인 조직과 에뛰드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에 무게를 싣었다.
특히 브랜드별 디자인 개발, 연구, 네트워크 역량 향상 등을 위해 디자인센터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내 ‘디자인 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디자인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디자인 센터’로 개편하며 라네즈 마케팅을 총괄해온 정혜진 부장을 디자인센터 상무로 승진시켰다. 절대 품질의 원칙 아래 소비자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품질 전담관리 조직인 ‘품질 부서’를 새롭게 조직했다.
해외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에뛰드’ 카드를 꺼냈다. 이니스프리에 이어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에뛰드하우스에 글로벌 사업부를 신설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백승용 에뛰드 글로벌 영업팀장이 상무로 승진해 신설 사업부를 이끌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은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성과 창출을 진작하고, 각각의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를 앞세운 ‘투 트랙’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시에 임원 인사를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대규모 임원 인사보다 조직 개편에 비중을 둔 모양새다. 특히 올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은 LG생건은 ‘안전’을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회사는 ‘소비자 안전센터’를 신설했다. 제품 품질과 안전에 대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문제 발생 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신설 부서 책임자로는 리스크 관리 경험과 실행력이 뛰어난 류재민 상무를 발탁했다. 이를 통해 원부자재부터 완제품, 음료, 수입품, OEM, ODM 제품들의 개발부터 유통단계를 관리,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후’와 ‘숨’ 등 럭셔리 화장품의 성장을 이끌어온 이천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부사장을 승진시키며 관련 사업을 강화에도 나섰다. 연구 개발 부서 출신으로 부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 신임 부사장이 처음이다. ‘후’ ‘숨’ 등 럭셔리화장품의 품질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법인의
실제 LG생건의 대표 브랜드 ‘후’는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숨’도 중국 시장의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들어서만 10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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