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이 없으면 겨울을 날 수 없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무려 15만 가구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올해 겨울나기가 벌써 걱정입니다.
연탄 기부가 뚝 끊겼거든요.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성북구에 소외계층이 모여 사는 한 마을입니다.
'정릉골'로 불리는 이곳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고, 더욱이 170가구는 연탄에만 의존해 겨울을 나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기다란 인간띠가 생겼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차가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골목이 좁아 연탄을 배달하려면 이렇게 직접 나를 수밖에 없습니다. "
올해 연탄값은 지난해보다 15% 오른 장당 573원, 경사가 심하고 구석진 곳은 배달 인건비까지 더해 1,500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오지현 / 자원봉사자
- "받으면 좋아할 분들 생각하니까 힘 나고요. 팔도 아프고 그렇긴 한데, 금방이니까."
문제는 올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심각할 정도로 줄었다는 점입니다.
10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의 연탄기부는 96만 장으로 지난해보다 36% 감소했습니다.
경기 불황과 최순실 게이트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된데다, 김영란법까지 시작된 탓입니다.
▶ 인터뷰(☎) : 기업 관계자 (음성변조)
- "지자체와 연계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영란법의 위법 논란이 되기 때문에…."
후원이 집중되는 이달마저 기부가 줄면 4월까지 연탄을 떼야 하는 이웃들은 혹독한 겨울을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순남 / 서울 정릉 3동
- "많이 추웠어요. 그때 연탄 많이 들어갔어요. 올겨울에도 모르겠네, 많이 춥다고 하는데. "
연탄을 난방연료로 쓰는 집은 15만 가구, 이들에게는 촛불의 온도만큼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윤대중 VJ
영상편집: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