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내리 1%대 상승율을 기록했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실물 경기가 얼어붙는데도 물가는 오르는 모양새라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앞서 9월과 10월에도 각각 1.2%, 1.3%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3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보다 1.1%올랐다. 2014년 7월 1.4% 상승을 기록한 이래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식품 물가가 1년 전에 비해 3.7%나 뛰었다. 채소·과일·생선 등 신선식품지수는 무려 15.0%나 올랐다. 김장의 주재료인 무와 배추가 각각 120.7%, 82.1%나 껑충 뛰었고 토마토는 71.1%, 풋고추는 62.4%, 파는 41.6% 올랐다. 이때문에 일반 국민들이 작년에 비해 올해 실제 느끼는 물가(체감물가) 상승률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 여름 폭염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았고 김장철이라 수요가 늘어 채소 및 식품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작년에 이 품목들의 작황이 좋아 가격 수준이 낮게 형성돼 있어 올해는 기저효과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저물가 기조에 일조해오던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6.4% 떨어졌다. 10월 8.2%보다는 다소 하락폭이 작아졌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는 각각 14.8%, 19.3% 내려갔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30일 하루 120만 배럴 감산을 합의하면서 글로벌 원유값이 상승추세여서 유가가 물가를 억누르는 현상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기는 냉각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수요가 살아나서 물가수준이 올라가야 정상인데 오히려 경기는 침체국면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9월 대비 0.4% 떨어져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10월은 9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해 70.3%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이 수치는 69.9%까지 떨어진 바 있는데, 거의 이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공급 과잉 압력으로 인해 공장들도 최대 가동 능력에 한참 못미치는 생산력을 보이는 상황에서 소비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경기 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4월 94.2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가계의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도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다. 경기전망CSI는 16포인트 폭락한 64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내다보기로는 6개월 후에도 경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물가지수와 관련해 “유가 등 물가 변동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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