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로 예정돼 있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입증에 무게가 실리면서 롯데와 SK 등 이번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단 이들 두 업체 뿐 아니라 나머지 참여 기업들도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1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최종 발표를 목표로 진행돼 왔던 서울 시내 추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작업이 올스톱됐다.
불과 2주전만 해도 이달 3일쯤 면세점 입찰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PT)이 열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3일은 물 건너갔고, 이제 10일 혹은 17일쯤을 예상하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게 사실이다.
시내 면세점 한 관계자는 “보통 PT 발표일 일주일 전에는 관세청으로부터 통보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고 현재 정치권이나 법조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번 입찰이 불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야당에서는 이달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특혜 의혹이 박 대통령 뇌물죄 적용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롯데, SK는 물론 관세청, 기획재정부 등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과 유관부서가 모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수사 대상이라는 점도 면세점 입찰전을 계속 진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을 한다.
특히 면세점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관세청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자신들에게 쏠린 이목에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조차 연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의 키를 관세청에 넘긴 것은 물론, 정치권에선 관세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 카드’를 꺼내들어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어서다.
한 면세점업체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연일 이번 면세점 입찰 관련 조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현 관세청장이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청은) 더욱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경제적 사업 결정 문제가 온통 정치적인 사안들로 얼룩져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서울시내 추가 면세점 사업자 입찰전에 참여한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HDC신라·신세계DF·현대백화점 등의 직원들은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한 면세점 직원은 “최순실 정국 속에서 면세점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내년도 사업을 준비해야하지만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손실이 참 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당국의 오락가락한 정책과 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이 입은 피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정부 정책 하나만을 보고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이게 다 엎어질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며 “이를 어디에 호소하기도 마땅치 않아 더 속이 탄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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