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한국 교복을 그대로 가져가 성공한게 아닙니다. 진출하고자 하는 현지 도시의 전통, 학교가 추구하는 정신 이런 것들을 철저히 조사해 교복 디자인에 반영했기에 가능했죠.”
심규현 스마트에프앤디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스마트 학생복의 중국시장 진출 성공비결을 이렇게 전했다. 중국 보스덩그룹과 손잡고 ‘싸메이터(颯美特·멋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특별한 디자인)’라는 교복 브랜드를 선보인 스마트에프앤디는 중국 장쑤성 창수시 소재 97개 학교 중 84 곳과 교복입찰계약을 마쳤다. 100억원 규모의 3년 계약으로 약 3만6000여명의 학생들이 스마트 교복을 입게 된다. 심 대표는 “보스덩그룹은 중국 다운패딩 시장 점유율 1위로 연매출 1조5000억원을 올리고 있는 패션기업으로 나이키, 폴로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의 OEM 협력업체”라며 “보스덩그룹이 중국에 보유한 5000여개의 유통망을 통해 창수시를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중국의 교복은 우리나라와 달리 ‘체육복’ 스타일이다.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인 바이두에서 ‘중국 교복’을 검색하면 ‘왜 중국 교복은 못생겼나요?’라는 문장이 자동 완성되는 등 중국에선 교복은 촌스럽고 질이 낮은 옷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1990년대 도입된 체육복 교복은 한 벌 가격이 60위안(약 1만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교복 안에 사복을 입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품질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정전기가 자주 일고 땀 흡수가 잘 안되거나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중국 교육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교복 품질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학생 수는 2014년 말 기준 약 2억2000만명으로 평균 신입생 수도 4000만명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약 330억위안(약 6조원)으로 교복은 우리나라 학교주관 구매제처럼 지역교육국 및 학교의 공개입찰을 통해 채택된다. 시장엔 1000여개 중소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두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 대표는 “중국의 교복 시장 규모는 5년 안으로 3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에프앤디가 교복 입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한 현지화에 있다. 심 대표는“창수는 대나무, 차(茶)로 유명한데 중국 현지에 파견된 디자이너들이 이런 요소들을 가미해 교복을 디자인했다”며 “우리나라와 중국 학생들의 체형이 다르고 중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학생들 체형이 다르다보니 현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교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 회사 설립 때 ‘국내 넘버원 브랜드를 넘어서 교복 글로벌 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며 “2013년 하반기부터 중국 각 지역 교육당국자·교육출판 관계자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교복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지를 예상한데다 지난해 상하이 교복박람회에 초청받은 게 입찰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가오더캉 보스덩그룹 회장은 지난해 교복 박람회에 참가한 스마트에프앤디 교복을 보고 선뜻 제휴를 결정했다. 심 대표는 “교복 만드는 업체 중 외국기업으론 유일하게 참가했는데 가오더캉 회장이 부스를 직접 찾아와 30~40분이나 협력 논의를 하자고 해 적잖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박람회 후 스마트에프앤디와 보스덩그룹 협력은 급물살을 타 지난해 12월 합자 계약이 체결됐고 1년도 되지 않은 올 4월 합자사가 설립됐다.
심 대표는 “내년에 합자회사 사무실을 화둥 지역의 중심인 상하이로 옮길 예정”이라며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등 경제력이 있는 대도시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학생복 매장이 없이 공급업자가 교복을 만들어 학교에 일괄납품해왔다”며 “우리는 대도시에 교복 업체 중 처음으로 AS 센터 역할을 하는 직영 교복 매장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에프앤디는 중국 외에 미주·유럽시장 진출도 고려 중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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