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업계에서는 개인별 피부색이나 유·수분 상태 등에 따라 맞춤 제조해주는 화장품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올 3월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피부 타입이나 취향에 따라 화장품을 선택·제조할 수 있는 ‘맞춤형 화장품 시행령’이 발표된 이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업체는 물론 새롭게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인 신생업체까지 가세해 각자 주력 장점을 내세운 ‘진단 서비스’와 ‘제품’을 내놨다.
내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즉석에서 화장품을 혼합한 제품을 추천해주거나 시중에 출시된 제품이 아닌 특별 제작 상품을 준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만 판매하는 식이다. 개별 피부 고민과 상담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소통이 강화된다는 장점도 있다.
기자는 현재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실시하는 대표적인 곳들을 찾아가 각 업체별 특징과 차이점을 비교·분석해봤다.
◆맞춤형 화장품도 ‘선두주자’…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
가장 적극적으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은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다. 지난 8월 업계 처음으로 맞춤형 립스틱을 만들어주는 ‘마이 투 톤 립바’를 선보인데 이어 맞춤형 수분크림을 만들어주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를 차례로 공개했다.
두 서비스 모두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브랜드에서 시행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받고 서울 명동 라네즈 플래그십 매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3층에 올라가면 따로 마련된 공간이 있다. 하루에 10명(동반 1인까지 허용)만 받기 때문에 시끌벅적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 에서 상담이 진행된다. 그 옆 한켠에는 ‘MY LANEIGE LAB‘이라는 화장품 제작 공간이 있어 실시간 제조가 가능하다.
상담 의자에 앉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볼·광대 부분의 메이크업 일부를 지워야 한다. 물론 모든 과정이 끝나면 옆에 마련된 라네즈 에어쿠션을 사용해 메이크업을 다시 수정할 수 있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때 화장을 하고 가야하는 건지 혹은 지워졌을 때 대비책(?) 등 남 모를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메이크업을 지우고 10분간 피부 상태를 측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상담직원과 피부 건강과 관리에 관한 대화가 시작된다. ‘심한 다이어트를 해본 적 있는 지’ ‘하루 물 섭취량을 얼마나 되는 지’ ‘음주는 일주일에 얼마나 하는 지’ ‘각질 필링젤이나 스크럽 제품을 얼마 주기로 사용하는 지’ 등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에 대해 전반적인 상담이 이뤄진 후에야 본인 피부에 대한 측정치가 나온다.
수분량과 유분량을 기준으로 측정된 결과 기자의 피부 상태는 수분16%, 유분 33% 값으로 ‘장벽 강화형’이었다. 쉽게 말해 극히 건조한 피부 상태라는 객관적이고 적나라한 평가가 나왔다. 해당 측정치는 총 9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각각의 상태마다 맞는 워터뱅크 크림을 추천받는다. 해당 제품은 시중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상품으로 해당 맞춤형 서비스를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다. 화장품 용기에는 개별로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서비스를 제공해 ‘나만을 위한 화장품’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든다.
기자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 제품 제작을 의뢰하지 않아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제품 제조까지 기다린다면 본래 서비스 이용시간은 45분 내외다.
옆에 마련된 ‘마이 투 톤 립바’는 피부 분석을 한 후 내게 맞는 립스틱 색상을 조합해주는 서비스다. 라네즈 어플 ‘뷰티미러’를 이용해 현장에서 피부톤을 측정한다. 크게 웜톤과 쿨톤으로 구분하고 다시 ‘살아있는 웜톤’과 ‘우아한 웜톤’, ‘상큼한 쿨톤’과 ‘도시적인 쿨톤’으로 나뉜다. 결과를 기준으로 상담 직원은 맞는 색상과 인기 색상 등을 추천해준다. 상담직원은 “14가지 입술 안쪽 색상과 13가지 입술 바깥쪽 색상을 조합해 최대 182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주로 판매되는 것은 20여 가지 정도”라고 설명했다.
립스틱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케이스에 문구를 새겨넣는 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네즈 관계자는 “국내 고객을 물론 일본, 중국 등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면서 “보통 2주전에 예약이 끝나고 길게는 한 달까지 스케쥴이 잡힐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이 워터뱅크 크림’과 ‘마이 투 톤 립바’ 서비스 가격은 기존 판매제품에서 각각 5000원이 추가된 4만2000원, 3만원이다. 5000원을 추가하면 맞춤 진단과 나만의 화장품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신생 화장품 업체 KT&G 가세…맞춤형 화장품 브랜드로 눈도장
KT&G의 자회사인 코스모코스(옛 소망화장품)는 ‘맞춤형 화장품을 제시한다’는 브랜드 콘셉트를 내세워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신규 브랜드 ‘비프루브(VPROVE)’는 전문가집단이 소비자의 피부상태를 직접 진단하고 맞춤형 관리방법을 제공해 후발주자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 명동과 충무로에 비프루브 브랜드숍에서는 사전 예약 없이도 맞춤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출범부터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매장 안쪽에 마련된 상담 테이블에서는 개개인의 피부 상태를 측정한다.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모공·색소·잡티·주름 등에 관해 상담을 진행하고 수분과 유분에 따른 피부 측정값이 나온다.
![]() |
↑ 비프루브의 Smart LA+B 라인 |
차이점이 있다면 따로 제작된 화장품이 아닌 기존 제품을 혼합한 맞춤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프루브의 Smart LA+B 라인에서 총 4가지 크림(2만원)과 4가지 앰플(1만원)을 선택해야 한다. 이후 각 제품을 혼합해 내 피부 상태와 가장 어울리는 기초 크림이 탄생하는 셈이다.
비프루브의 맞춤형 서비스는 소요시간이 20분내외로 짧고 사전 예약과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아 매장을 방문하면 누구나 받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 2가지를 동시 구입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또한 별도의 공간 없이 매장 안쪽에서 진행되기
비프루브 관계자는 “명동 외에도 이대, 부산 서면 등 비프루브 전 매장에서 해당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브랜드 콘셉트와 맞게 맞춤형 화장품 라인을 확대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