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당정 태스크포스(TF)는 3개월 여 논의 끝에 누진구간과 배율을 3단계·3배로 하는 세 가지 개편안을 제시했다. 전기요금을 내리는 동시에 동·하절기 ‘요금폭탄’을 없애는 게 핵심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만 인하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3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12년 만에 바뀌는 새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Q&A로 풀어본다.
▲세 가지 누진제 개편안의 내용은
-1안은 1단계를 필수사용량인 200kWh 이하, 2단계는 평균사용량인 201~400kWh, 3단계는 401kWh 이상으로 구분했다. 구간별 요금은 1단계는 평균 판매단가의 80%인 104원, 2단계는 평균 판매단가인 130원, 3단계는 1단계의 3배인 312원으로 설계했다. 산업부는 1안에 대해 누진제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충실한 안이라고 설명했다.
2안은 현행 누진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전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게 설계한 안이다. 1단계와 2단계 구간폭과 요금을 현행과 동일한 100kWh 이하·60.7원, 101~200kWh·125.9원으로 했다. 3단계(201kWh 이상)는 현행 3단계 요금인 187.9원을 일괄 적용한다.
3안은 1안과 2안을 절충해 내놨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안으로 꼽힌다. 구간은 1안과 동일하지만 요금을 달리해 형평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1단계 요금은 93.3원으로 현행 1단계보다 올랐고, 2단계와 3단계는 현행 3단계(201~300kWh)와 4단계(301~400kWh) 요금인 187.9원과 280.6원을 각각 적용했다. 이 안을 실시할 경우 종전보다 요금이 오르게 되는 200kWh 이하 사용가구에는 일괄적으로 4000원을 할인해 실제로 내는 요금은 늘지 않게 설계했다.
▲실제 전기요금은 얼마나 내리게 되나.
1안의 경우 평균 전기요금 10.4% 내리고, 1.84kW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 틀었을 때 사용량인 800kWh를 쓰면 현행 누진제보다 46.3% 요금이 절감된다. 2안은 800kWh 이상 쓸 경우 가장 유리하다. 평균 인하율은 11.5%이지만 800kWh 이상 쓰면 인하폭이 60.1%나 된다. 현행 누진제의 3~6단계를 하나로 통합했기 때문인데 다소비자 할인혜택이 크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3안의 경우 4인 도시가구의 봄·여름 평균 사용량 수준인 350kWh를 사용한다고 하면 월 평균 요금이 6만2900원에서 5만5080원으로 7820원 줄어든다. 800kWh를 사용하면 33만3000원에서 17만6000원으로 47.2% 내려가고, 하루 12시간 에어컨 전기사용량인 1000kWh를 쓰면 47만5000원에서 23만2000원으로 51.2% 인하된다.
단 세 가지 안 모두 1000kWh 이상을 쓰는 ‘슈퍼유저’에 대해서는 여름·겨울에 한해 기존 최고요금(kWh당 709.5원)을 적용해 전기 과소비를 막기로 했다.
▲야당이 제시한 방안보다 인하효과가 적은데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3단계·2.6배’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평균 19.6% 내린다. 다만 800kWh를 쓰는 다소비자 인하폭이 63.9%나 돼 여전히 형평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국민의당은 누진구간은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은 현행 11.7배를 유지하는 개편안을 제시했는데 평균 20.2% 요금이 내려 인하폭이 가장 크지만 800kWh를 쓸 경우 인하폭이 4.7%에 그쳐 올 여름 같은 에어컨 ‘요금폭탄’을 막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누진제 외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은.
갓난아이가 있어 장시간 냉·
이번 개편안은 다음 달 중순 전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며, 요금은 12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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