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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은 최근 자사 랑콤, 비오템, 키엘, 슈에무라, 입생로랑,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계열사 화장품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대상은 랑콤은 20여 개, 슈에무라는 200여 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300여 개로 500여개가 넘는다. 랑콤의 ‘워크 더 라임 틴트’가 3만3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이드라젠 네오캄 젤크림’은 8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가격이 변동됐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플루이드 쉬어’ 또한 6만9000원에서 7만2000원, 슈에무라 ‘프레스트 아이섀도’는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상승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최근 화장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원가가 올랐다”면서 “인건비와 물가도 상승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로레알이 보유한 브랜드는 500개 이상이다.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진출해 지난해 매출규모만 268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시장 점유율 19.6%(백화점 기준)로 업계 3위다. 특히 로레알의 백화점 사업부에서 운영하는 랑콤, 비오템, 로레알 파리 등 17개 브랜드가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브랜드 파워가 높다. 때문에 이들 브랜드의 가격인상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레알 가격인상 조짐 이후 또 다른 프랑스 화장품 록시땅은 이달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샤넬, 겔랑, 클리니크 등은 연초에 인상 발표를 낸 이후 별다른 조짐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1년에 1~2회 가격 조정이 발생하는 글로벌 브랜드 정책 상 이번 로레알 그룹의 조치를 시작으로 줄줄이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백화점 업계 종사자는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수입 브랜드들은 특별한 요인이 없어도 보통 1년에 주기적으로 가격을 올린다”면서 “국내 사업부에는 ‘다음 달 1일’ 혹은 ‘이달 말’ 등 으로 일방통보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이 매년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진행하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매번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인상, 물가 반영 등 두루뭉술한 이유를 내세우다보니 소비자의 불신과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다. 반대로 원·환율이 하락해도 브랜드 가격 인하 발표를 내리는 경우는 드물어 국내에서만 ‘고가 마케팅’을 고수한다는 소비자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해외 본사를 두고 있다보니 국내 소비자 여론에 ‘무감각’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서는 일시적으로 특별한 사유 없이 대규모 가격 인상을 실시하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한다거나 단종 제품을 재출시할 때 가격을 조정하는 경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들의 경우 연례행사처럼 가격 인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면서 “국내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 반발과 시장 상황 등 고려할 것이 많아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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