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한진그룹 조원태·현아 남매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전원회의에 상정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심의를 하루 앞두고 또 결정을 미뤘다. 애초 9월 말에 열리는 안이 검토됐지만 국회 일정과 중요사건 심의 등을 이유로 10월 19일로 최종 확정됐다가 미뤄진 것으로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게다가 공정위가 미리 확정한 전원회의 일정을 하루 전 취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전원회의 심의는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날인 15일 전격 취소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 심의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사안이어서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6일 위원장이 국회에 참석해야 하는 일정이 있어 부득하게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원회의를 언제로 연기할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위원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참석 일정은 이미 일주일 전인 8일쯤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전원회의에 상정된 뒤 반년 가까이 보류된 한진에 대한 심의는 또다시 미뤄지고 말았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6월 대한항공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회사인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심사보고서에는 과징금 처분과 함께 조씨 남매를 검찰에 고발하는 안이 조치 의견으로 포함됐다.
한진 심의의 잇따른 연기는 지난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 합병 심사 당시 공정위가 의견서 제출기한을 각각 2주, 4주 연기해달라
공정위 고위 간부 출신이 한진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에서 이 사건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한진에 대한 늑장 심의가 전관예우의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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