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액 6년 만에 '최저'…2년 연속 하락 추세 이어져
↑ 사진=연합뉴스 |
올들어 8월까지 세계무역액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저성장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무역액이 이례적으로 2년 연속 줄면서입니다.
한국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감소 폭이 커지면서 작년보다 2계단 낮은 세계 8위로 추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어 세계무역이 더욱 둔화하고,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4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주요 71개국 간의 무역액은 19조3천5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2천930억 달러)보다 4.6% 감소했습니다.
1∼8월 세계무역액은 2014년 23조410억 달러를 정점으로 작년 1~8월에 전년동기 대비 11.9% 급감한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년 연속 감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어나지 않았던 현상입니다.
이로써 8월까지 세계무역액은 6년 전인 2010년 1∼8월 18조280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수출도 급감하면서 71개국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수출이 줄었습니다.
세계적으로 1∼8월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은 4.4% 줄었습니다. 지난해 1∼8월(-11.1%)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했지만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무역규모가 줄어들면서 한국과 대만 등의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산유국들의 타격도 컸습니다.
세계 최대 수출대국 중국의 수출 감소율은 전년 1∼8월 -1.7%에서 올해 같은 기간 -7.2%로 커졌습니다. 한국도 같은 기간 -6.4%에서 -8.8%로 올해 들어 부진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의 올해 1~8월 수출 감소율을 보면 인도네시아(-10.3%)가 가장 컸고, 싱가포르(-8.2%), 대만(-6.6%) 등도 5%가 넘는 감소 폭을 나타냈습니다.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1∼8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7% 급감했고, 또다른 산유국인 노르웨이(-20.8%)와 카자흐스탄(-28.6%)도 감소율이 20%를 웃돌았습니다.
수출대국들 가운데 한국의 순위도 하락했습니다.
올해 1∼8월 수출 세계 1위는 중국(1조3천524억 달러)이었고 2∼5위는 각각 미국(9천505억 달러), 독일(8천898억 달러), 일본(4천169억 달러), 네덜란드(3천687억 달러)가 차지하며 작년 전체 순위와 변동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3천223억 달러)은 프랑스(3천301억 달러)와 홍콩(3천279억 달러)에 밀려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낮은 8위로 떨어졌습니다.
9위는 이탈리아(3천34억 달러), 10위는 영국(2천672억 달러)이었습니다.
세계무역은 향후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2위 수출대국 미국 대통령에 보호주의 무역을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취임후 100일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공식 포함하면서 세계 1위 수출대국 중국을 향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려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도 추진 중입니다.
트럼프는 유세과정에서 중국, 멕시코 등과 불공정한 무역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워 중국을 필두로 한 각국과 무역전쟁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미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RCEP은 중국이 미국 중심의 TPP에 맞서 추진한 자유무역협정으로 현재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WTO는 이미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올해 글로벌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2.8%에서 1.7%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 전망도 3.6%에서 1.8∼3.1%로 낮춰 잡았습니다.
WTO는 지난 10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서 전 세계 무역규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각국은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수입장벽을 없애라고 촉구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20(주요 20개국)간 도입된 무역규제는 1천263건으로 특히 2010년 중반 381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WTO는 지적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G20 국가 간 신규 무역규제는 월평균 17~21건에 달합니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사무총장은 세계 경제와 다자무역에서 미국의 지도력은 필수적이라며 저임금 일자리와 실업에 고통받는 많은 사람을 위해 G20 국가들은 신규 무역규제를 자제하고 과거 규제들을 철폐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사이먼 존슨 MIT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전 세계는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며 "트럼프의 반(反) 무역정책은 경기둔화를 불러와 회복세가 미약한 유럽 경제를 완전한 경기침체상태로 되돌려 심각한 은행위기를 촉발하고, 이는 신흥국으로 옮겨붙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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