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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한컴 ETRI 업무협약식에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는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에 큰 기회입니다. 중국, 남미,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SW 불법복제를 못하게 압력을 넣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신흥국들은 (미국에 대한 반감 때문에) 미국산 SW는 잘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때 한국 기업들이 힘을 합쳐 SW를 고도화하고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지난 11일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협약식 2건을 체결했다. 오전 10시 반 경기도 판교 한컴타워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13개 프로젝트에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ETRI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컴이 120억 원을 투자해 공동으로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상업화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11시에는 대전 카이스트에서 카이스트 모바일 헬쓰케어 프로젝트 ‘닥터M’ 관련 제휴를 맺었다. 카이스트 교수 25명이 개발한 이 기술은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 건강 위험신호 등을 파악해 의료기관에 전달하고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헬쓰케어 서비스다. 올초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제휴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며 “국내에 머무르는 SW 기업들이 이제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고, 여기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 일수록 규모가 필요하다”며 “혼자 힘만으로는 안되며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해 해외를 뚫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컴같은 중견기업들이 기술고도화·상업화를, 대학·연구기관은 원천기술을 담당하고, 여기에 중소 스타트업 아이디어·인력, 정부의 해외 판로 개척으로 생태계를 만들자는 담론이다. 실제로 한컴은 최근 60여개 스타트업과 테크데이를 개최해 교육SW 관련 아이디어를 모았고, 가평에 이들을 위한 연구소를 만들어 지난주에 준공식을 가졌다. 정부 산하기관인 코트라와의 협약을 통해 내년 2월부터는 미국 SW들이 통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 해외 판촉을 강화한다. 김 회장은 “한컴만 나가는게 아니라 내노라하는 국내 SW 대표기업들이 함께 나간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 SW 시장 5%만 가져와도 한컴 매출은 1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국내 SW기업들이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미국 SW 기술에 맞서 세계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능성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며 “한국 SW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결국 시간의 싸움이고 SW 내용을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며 “제품은 팔기 쉽지만 SW는 생태계를 파는 것이기 때문에 집요한 집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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