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고령환자일수록 과민성 방광과 같은 2차 변성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뇨기과학재단(이사장 천준 고려대 안암병원)은 고령이거나 전립선 크기가 큰 남성 환자일수록 전립선비대증이 방광의 2차 변성을 유발해 과민성 방광을 발생시킬 수 있어 나이가 70세 이상이거나 전립선 크기가 30g이상이 되기 이전에 전립선비대증을 적극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0~15년 배뇨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총 7839명의 남성 환자 중에서 배뇨일지, 전립선 초음파, 요역동학검사를 모두 수행한 6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신체적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50대 남성에서 50%, 80대 남성에서 8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인다. 보통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전립선 크기가 커지면 방광을 압박해 과민성 방광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연령이 증가하면 방광의 2차 변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배뇨근 과활동성의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배뇨근 과활동성이란 요역동학 검사상 방광의 불수의적인 수축이 나타나는 경우로 절박뇨, 빈뇨, 야간뇨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과민성 방광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의 2차 변성 보유율은 70대 남성에서 40%로 60대 남성 환자의 25%보다 약 1.5배 높았다. 50대 남성부터 7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는 연령에 따른 방광의 2차 변성비율이 급격한 증가를 보였지만 80세 이상부터는 큰 증가없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또한 전립선 크기가 커질수록 방광의 2차 변성 비율도 증가했다. 대한전립선학회 치료지침에 따르면, 65세 이하의 전립선 평균 크기는 호두 크기(22.5g)만 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립선 크기 30g 이상인 35%의 남성 환자에서 이미 방광의 2차 변성을 나타내는 배뇨근 과활동성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립선 크기에 따른 방광의 2차 변성 비율은 전립선 크기가 30g이 될 때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30g이 넘으면 그 이후에는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70세 이상이면서 전립선 크기 30g 이상의 방광의 2차 변성이 발생할 승산비(Odds ratio, 어떤 집단과 비교해 다른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로 비교위험도와 비슷한 개념)는 2.95배로, 70세 이상이면서 전립선 크기가 30g일 때 건강한 중년 남성보다 방광
대한비뇨기과학재단 천준 이사장은 “나이가 들어 전립선 크기가 커지면 방광의 2차 변성의 발병률도 높아지므로 70세가 되기 이전에 주기적으로 전립선비대증 검사를 받고 필요시 비뇨기 전문의에게 시기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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