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사령탑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결코 성장을 위해 투기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진단하며 인위적인 성장률 제고 대신 리스크관리와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막대한 재정 투입을 통해 성장률 수치를 높이려 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 폐기를 사실상 선언한 셈이다.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내정 직후인 2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부동산 투기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경제적 폐해”라며 “(3일) 선택적·맞춤형 대책을 내놓은 후 적시에 필요한 대책들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가 2014년 7월 취임당시 ‘한겨울에 여름옷’이라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추진한 것과 정반대 정책을 시사한 셈이다.
임 내정자는 또 “현재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경제 위기수준으로 인식한다”며 위기관리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가 ‘경제위기론’에 대해 반박해 온 것과 확연히 달라진 시각이다. 그는 “안정적인 거시경제의 관리 바탕 위에서 가계부처를 철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이를 통해서 우리 경제의 가장 위험요인인 부채의 적정한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서 기업 부채 재조정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생존을 해야 하고, 근본적인 성장능력 확충을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과제”라며 “4대 구조개혁을 일관성 있게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이노믹스의 3대축 가운데 유일하게 구조개혁만을 지속할 뜻을 밝힌 것이다.
임 내정자는 경제팀을 이끌어나가는 강력한 리더십도 예고했다. 그는 “경제부처들과 혼연일체가 되는 팀이 되어서 어려움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역대 경제관료 가운데 가장 많은 위기관리 실무경험을 갖고 있어 관가와 재계에서 ‘구조조정 칼잡이’로 불린다. 1980년대 후반 국제그룹 해체 등 산업합리화 실무를 거쳐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금융기업구조개혁반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 <용어설명>
▷ 초이노믹스(Choinomics)란 2014
[조시영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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