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체들이 9월까지 이어진 파업으로 내수판매와 해외수출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파업 여파로 국내생산은 줄고 해외공장 생산량은 늘면서, 강경노조의 파업이 차 생산의 축을 국내서 해외로 빠르게 이동시킨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2년만의 전면파업에 돌입했던 현대차는 심각한 생산차질로 인해 저조한 9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9월 국내 4만1548대, 해외 34만5754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38만7302대를 판매했다.
특히 국내공장과 판매점의 파업으로 타격을 입은 국내 판매는 전년동기 20.0% 급감하면서 경쟁자들에게 안방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해외 판매의 경우에도 국내공장의 수출분이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20.9% 감소했다. 그나마 노사 갈등 없이 효율적으로 굴러가는 해외공장 생산분이 6.4%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부족을 메워준 덕에 전체 수출량은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해 13만 1851대의 생산 차질과 2조 90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계 휴가철이 끝나는 9월이 하반기 차 판매를 가늠하는 중요한 반등포인트가 되는데, 국내 소비 위축과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주요 차종의 노후화 등 악조건 속에서 장기파업까지 겹치면서 국내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승용차에서는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389대 포함)가 6106대로 국내 판매를 이끌었고, RV중에는 싼타페가 7451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DH제네시스 480대 포함)가 3500대, EQ900가 976대 판매되는 등 총 4476대가 팔렸다.
기아차는 9월 국내 3만 8300대, 해외 19만 7113대 등 전년 대비 3.1% 증가한 총 23만 5413대를 판매했다.
9월 파업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전년대비 14.9% 감소했고, 국내공장의 수출물량도 19.5% 급감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해외공장 생산분이 27.7% 증가함으로써 전체 수출량을 증가세(7.5%)로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멕시코공장과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K3의 판매 호조와 신형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가 어려운 시절에 큰 힘이 됐다. 기아차의 1~9월 누적 판매는 국내 39만 6460대, 해외 174만 6124대 등 총 214만 25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한국GM은 9월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시장에선 1만4078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4.1% 줄었고, 수출은 3만1035대로 11.6%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을 합치면 4만5113대로 12.4% 줄어든 수치다. 한국GM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9월초 추석연휴 직전까지 파업이 이어지면서 9월 생산일수 자체가 상대적으로 줄
르노삼성자동차는 중형세단 SM6와 SUV 신차 QM6의 쌍끌이 판매로 내수에서 9222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40%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으로 수출하는 닛산 로그의 연식변경으로 수출이 72% 급감해 총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8.8% 줄어든 1만3557대에 그쳤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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