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본사인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내 북카페에서 올해 가장 많은 대출 횟수를 기록한 책은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글, 다산책방)’로 조사됐다. 이 책은 부인과 사별한 후 삶의 의욕을 잃은 노인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린 소설이다. 지난 6월에 동명의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책에서 삶의 낙을 모조리 잃어버린 주인공 오베는 자살을 기도한다. 하지만 이웃들의 절묘한 방해공작에 가로막혀 그의 시도는 번번히 실패로 끕난다.
북카페 운영자인 정유리나 사원은 “인간은 귀찮게 느껴지는 관심과 참견에도 행복을 느끼는 존재”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많은 임직원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리학 서적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 글, 인플루엔셜)’와 인류 문명을 통찰력있게 그려낸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글, 김영사)’ 등도 인기 대출 목록에 포함됐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나는 상가에서 월급 받는다’,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 등 재테크와 자기계발 관련 실용서적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사내도서실을 개방형 공간인 북카페로 새롭게 단장해 개관했다. 이곳에는 차세대 인식 기술인 RFID(전자태크)가 도서 관리 시스템에 적용됐다. 이를 활용해 삼성전자 임직원은 자유롭게 도서를 열람·대여·반납할 수 있다. 또 카페 내에 ‘도서 기증함’을 비치해 임직원이 각자 읽은 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곳에서 대출되는 책은 월평균 1700여권이다. 1년으로 치면 약 2만여권에 해당한다. 선호 장르는 업무 연관성이 큰 책도 있지만 자기계발서나 소설, 부
박지혜 대리는 “임직원 중 상당수가 출퇴근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데 이 때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는다”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독서 때문인지 어렵고 복잡한 책보다는 가볍고 읽기 쉬운 소설이나 베스트셀러의 대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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