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 현재 스피커형 1개 제품만 출시된 상태다. 클라우드 기반이기에 하드웨어 교체 없이도 업데이트를 통한 서비스 품질 상향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
실제 NUGU의 모든 서비스는 클라우드에서 처리돼 이뤄진다. 제품은 마이크, 스피커, LED 조명 등을 기본적인 장비만 갖추고 있다. 사용자가 음성 혹은 텍스트 명령을 내리면 연결된 와이파이(Wi-Fi)를 통해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고 피드백을 받아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NUGU는 AI 측면에서 아직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이제껏 보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SKT 스마트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연동해 음성명령을 통해 가정 내 가전을 조작하거나 특정 노래를 재생할 수 있다. 피자, 치킨 주문과 같은 서비스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SKT 스마트홈은 스마트 플러그, 스위치, 열림감지센서, 가스차단기를 원격에서 조정할 수 있게 돕는다. 스마트 플러그를 직접 연동해 사용해 본 결과 출근길에 콘센트를 음성명령으로 끌 수 있어 편리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홈과 관련해 삼성전자(출시 예정), LG전자(출시 예정), 위닉스, 대유위니아, 린나이, 청호나이스 등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멜론(유료)이다. NUGU는 특정 가수의 이름이나 노래명 또는 장르를 말하면 노래를 재생해준다.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회상하며 가수 이름을 말하니 익숙한 음악이 들려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성명령과 텍스트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한 데 이를 이용하면 집 밖에서도 NUGU가 음악을 재생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조금 놀라겠지만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이 집에 있을 경우 노래를 틀어 감성적으로 소통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기 1대당 스마트폰 1대만 연동이 가능해 함께 살지 않는 연인에게 선물할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아침 출근길에 날씨를 알려주는 기능과 알람을 맞추는 기능도 유용했다. 스마트폰을 일일이 열어 날씨를 확인해야 할 필요 없이 옷을 입는 과정에 물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날씨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앱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입력해야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알람은 음성으로도 맞출 수 있고 앱에서도 설정이 가능하다. 구글 캘린더를 사용한다면 일정도 읊어준다.
가장 핵심적인 NUGU의 음성인식 성능은 예상보다 괜찮았다. 일례로 치아교정 유지장치를 낀 상태에서 어눌한 발음 ‘비발디 사계 들려줘’라고 말했을 때 알아들었다. 빠르게 말해도 인식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직접 사용해보니 멜론 서비스의 경우 ‘들려줘’, ‘틀어줘’ 등 말의 마지막 부분을 인식해 동작을 수행하는 듯했다. ‘발라드’ ‘Be Y’ 등 짧게 말하면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직 음성인식에 대한 성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사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가정 내에서도 TV 앞보다는 쇼파 근처나 침대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개인비서 ‘자비스’의 성능을 기대하고 NUGU를 구입하면 실망감이 클 수 있지만 단계적으로 보완될 전망이다. 향후 더 똑똑해진 NUGU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