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상승세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휴대전화의 전자파흡수율(SAR)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자파흡수율 측정과 등급부여를 담당하는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해 말 관련 측정 기준을 완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파흡수율 상승 추세와는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이다.
2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주요 제조사들의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평균값은 지난 2014년 이후 계속 상승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만 2015년에 낮아졌다가 2016년에 다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이 최 의원에게 제출한 ‘전자파흡수율 측정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제조한 휴대전화는 49개 전 모델이 1등급을 부여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이 제조한 휴대전화 6개 모델은 모두 2등급이며, LG전자가 제조한 휴대전화는 52개 모델 중 14개만 1등급이고 나머지는 모두 2등급으로 확인됐다.
중국 화웨이가 제조한 휴대전화는 2014년 모델만 1등급을 부여 받았고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출시된 모델 3개는 2등급으로 측정됐다. 올해 출시한 팬택의 스마트폰 2개 모델은 모두 1등급이다.
일상생활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할 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자파가 발생한다. 전자파는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흡수가 될 수 있는데 이를 숫자로 표현한 값이 전자파흡수율이다. 저주파에 인체가 노출되면 인체에 유도되는 전류 때문에 신경을 자극하게 되고 고주파에 인체가 노출되면 체온을 상승시키는 열적 작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국제권고기준(2W/㎏)보다 엄격하고 미국과 같은 1.6W/㎏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휴대폰의 전자파흡수율 측정은 국립전파연구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측정값이 기준치를 만족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전자파가 유해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제조사들의 전자파흡수율 평균값이 상승했지만 국립전파연구원의 정책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안테나 기술이 많아져 전자파흡수율 적합성평가 비용과 시간이 기업에 부담이 된다면서 지난해 말 전자파흡수율 측정기준을 완화했다.
최 의원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이 편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유해환경에 놓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정부가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도 힘을 쏟아야 하지만 국민건강에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