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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윤화 기상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3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한진관련 물류대책 및 지진관련 국민안전 종합점검 당정 간담회에서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 <이충우기자> |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항 일부 하역업체들은 종전 밀린 하역비까지 포함해 2배 이상 하역비 요구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은 9일 싱가포르에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를 신청해 확정 발효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막상 접안한다해도 하역에 예상보다 많은 현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감에 제기된다.
현재 선적된 상태로 운항·대기 중인 한진해운 컨테이너 선박은 총 77척으로 이 가운데 21척(9만1499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이 싱가포르에 발이 묶여 있다. 한국으로 회항 중인 36척(12만6280TEU)를 빼면 거점 항만 중 가장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이다.
3만9441TEU 어치 화물이 묶여 있는 독일 함부르크도 사태 해결이 쉽지 않다. 한진해운으로부터 터미널 이용비를 받지 못하고 있던 함부르크 터미널은 컨테이너박스 당 3000달러 가량 비용을 지불해야 터미널 밖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사실상 ‘족쇄’를 채워놨다. 함부르크가 국내 법원 압류금지 명령 효력이 미치지 못하는 항만이라는 점도 변수다. 정부는 함부르크에 압류금지 명령이 약발을 받지 못하면 네덜란드, 영국 등 인근 유럽 항만으로 선박 피신 지역(세이프존)을 늘려잡겠다는 계획이다.
물류 억류 사태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13일 조양호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출연해 한진해운에 입금해 당장 하역비는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한진칼, (주)한진 등 보유 주식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물류대란 해소 자금을 한진해운에 전달했다”며 “앞으로 법원 승인하에 긴급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재출연 등 현금이 확보되면서 거점 항만별 세부 하역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첫 하역 수순을 밟고 있는 미국 롱비치 등에 이어 싱가포르에 공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현지 하역·운송비는 물론 수송 지연을 참지 못한 화주들이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어 한진해운 측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3일 덴마크 해운평기기관 씨인텔(SeaIntel)은 한진해운이 화주들에게 물어줘야 할 비용이 최소 4000만 달러(445억원)에서 최대 3억 3000만 달러(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세계 곳곳에 묶여있는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은 약 140억 달러 규모다. 한진해운 선박에 많은 짐을 싣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추가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직접 짐을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미국처럼 하역 작업이 이뤄지기 힘든 국가가 많아 물류대라니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전세계 공장에 부품을 제 시간에 공급하기 위해 운송기 4대를 빌려 긴급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송기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많은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나서지 않으면 손해가 더 커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정환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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