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이자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수백억원대의 부당 급여를 수령한 의혹으로 1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신 전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롯데 총수 일가가 검찰에 나온 것은 신 총괄회장의 장녀로 최근 구속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이어 신 전 부회장이 두 번째다.
그는 소환 과정에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마디도 답변하지 않은 채 곧바로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신 전 부회장은 수년동안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뒤 급여 명목으로 400억여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등기이사로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부당하게 회삿돈을 착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이 수령한 정확한 급여 규모와 사용처 등을 이번 수사에서 확인할 방침이다. 지난 2014년부터 이어진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계열사 간 부당 자산 거래와 총수 일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과 탈세 같은 비리 의혹도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로 신 회장의 소환도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신 회장이 일본의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신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수백억원대 급여를 받아온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로 떠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헐값에 특정 계열사로 이전하는 등의 배임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이자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서미경 씨와 막내 딸 신유미 씨도 국내로 들어와 조사받을 것을 종용하고 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에게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탈세를 벌인 혐의를 비롯해 롯데 계열사 임원 등으로 있으면서 아무런
서씨와 함께 지분을 증여받았던 신 이사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과 관련해 관계자들에게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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