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법정관리 신청한 한진해운 잡아먹나…주가전망 청신호
![]() |
↑ 현대상선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사진=연합뉴스 |
한진해운[117930]이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제 회사의 운명은 법원 손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법원은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 법정관리에 들어갈지, 아니면 청산 절차를 밟을지를 조만간 결정합니다.
여기서 회생 가능성은 회사가 영업해서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일단 해운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산 절차 개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날 정부가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현대상선[011200]이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한진해운의 파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망, 인력, 해운터미널 등 그나마 남아있는 자산을 현대상선에 넘기면 한진해운은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법원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현대상선의 자산 인수를 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31일 한진해운 관련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해운업 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니다.
한진해운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터미널, 항만, 항로 운영권 등 알짜 자산을 많이 내다 팔았습니다.
남아있는 자산은 해외 사옥, 선박 등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것은 세계 7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해외 화주들과 맺고 있는 영업망과 네트워크입니다.
해운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원양노선 1개를 구축하는 데만 1조5천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한진해운은 70여 개의 원양노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 현지법인은 23곳, 영업지점이 100곳입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사업분야(컨테이너선)와 미주·유럽이 주력인 영업 노선은 겹치는 측면이 큽니다.
그러나 영업망·네트워크를 합치면 비용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화주들과 탄탄한 관계를 맺어온 핵심인력을 현대상선이 채용하면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 판단입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우량한 용선(해외 선주에게 빌린 선박)이나 사선(보유 선박)도 인수가 추진되는 자산입니다.
다만,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려면 법원 협조가 필요합니다.
법원이 한진해운의 청산을 결정하게 되면 채권자들의 이익에 부합하게끔 '빚잔치'를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진해운 자산을 더 비싸게 사겠다는 주체가 있으면 현대상선의 인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해운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진해운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고, 현대상선이 무리 없이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습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은 해외 용선주들이 배를 가져가더라도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며 "우량한 배는 현대상선이 선주들을 설득해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영업망의 경우에도 글로벌 해운사들이 이미 자체 영업망을 갖고 있어 현대상선 외의 인수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진해운 자산을 사가려는 경쟁자가 있더라도 법원이 국익을 고려해 현대상선의 인수를 배려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법원과 한진해운의 협조를 받아 자산 인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