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그룹에 이어 로레알그룹이 ‘갤러리아면세점63’ 길들이기(?)에 나섰다. 입점 조건을 더 유리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신규 시내면세점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콧대가 높아진 명품 브랜드들의 무리한 요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그룹은 지난달 29일 갤러리아면세점63에 위치한 소속 브랜드 6개 매장에서 직원 20명을 철수시켰다. 입점 브랜드는 랑콤, 입생로랑, 슈에무라, 키엘, 비오템, 로레알 등이다. 로레알은 갤러리아면세점에 별도의 공문을 보내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직원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갤러리아는 자사 직원들을 임시로 매장에 파견해 공백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로레알이 일방적으로 직원을 철수시킨 것은 이달 초 샤넬 코스메틱이 자사 브랜드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갤러리아면세점에 입점하자 이에 상응하는 조건을 면세점 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5일 에스티로더도 같은 이유로 에스티로더, 클리니크, 맥, 바비브라운 등 자사 11개 브랜드의 판매사원 30명을 갤러리아면세점63에서 철수시켰다. 갤러리아면세점 측은 현재 에스티로더와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보다 에스티로더에 더 우호적인 입점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에스티로더와의 협의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왔다”며 “조만간 에스티로더 판매사원들이 순차적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갤러리아가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규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같은 명품 브랜드들의 ‘갑질(?)’이 더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규 면세점 입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명품 브랜드 입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반대로 명품 브랜드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과거보다 콧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보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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