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2)는 “페이스북은 잊고 지낸 사람까지 찾아낸다. 친구 추천 기능이 기가막히다”며 감탄했다. 페이스북 친구추천 기능은 가입자 학력과 경력, 소속 네트워크, 연락처 등 여러 요소를 기준으로 친구를 추천한다. 사용자가 친구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도 ‘알 수도 있는 사람’으로 알려준다.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이 추천 기능의 정교함에 몇번씩 놀란 기억이 있으리라. 영국에서는 페이스북 친구 추천기능으로 범인을 잡기도 했다. 한 무장강도가 흉기로 위협하며 자동차를 강탈했는데, 피해자 페이스북에 용의자가 ‘친구 추천’에 뜬 것이다. 피해자가 그 용의자를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 수사 결과 ‘수상한 사람’은 실제 범인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과거에는 용의자 범위를 좁힐 때 현장 탐문수사를 활용했지만,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만 뒤져봐도 페이스북 친구 추천 기능 위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초등학교때 첫사랑을 페이스북이 찾아냈다” “대학 때 거절당한 선배를 페북이 친구로 추천하더라” 등 페이스북 친구 추천에 얽힌 경험담을 쏟아내고 있다.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어떻게 이토록 기가막히게 ‘친구’를 찾아내는지 궁금해한다. 이용자들 경험을 종합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서 들어오는 경우’ ‘상대방이 내 페이스북을 자주 들어온 경우’ ‘상대방이 내 휴대폰 번호를 저장해놓고 페이스북과 연동한 경우’ ‘상대방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경우’에 친구 혹은 알수 있는 사람으로 추천해준다.
페이스북 공식 답변은 이렇다. “함께 알고 있는 친구와 학력·경력 정보, 사용자가 소속된 네트워크, 사용자가 가져온 연락처, 기타 여러 요소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모르는 사람이나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표시될 수도 있다.”
학계는 페이스북 친구 찾기에는 네트워크 과학 기술이 접목됐다고 설명한다. 알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과학자 2명을 영입한 후 친구 추천이 정확해졌다. 친구추천을 위한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네트워크 기반 알고리즘으로 바꾸면서 정확도가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기반 알고리즘은 단순히 같은 특성을 갖는지가 아니라 같은 동네에 살고 공통의 친구가 있는 등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는가를 추천 기준으로 한다. 페이스북 초기에는 표준 데이터마이닝 툴을 사용해서 친구 추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게 바라바시 교수 주장이다.
일부 언론은 페이스북이 친구 추천에 위지정보를 활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 인터넷매체 퓨전 등은 “페이스북이 추천 알고리즘에 그동안 기타 요소라고 밝혔던 정보에 사용자 휴대폰 위치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외신은 “이를 원치 않으면 페이스북에 위치정보 기능을 꺼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친구추천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 한 네티즌은 “네트워킹을 맺는 것은 나의 의지로 결정될 문제인데, SNS가 네트워킹을 강요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잊고 지낼 권리도 중요한데, 페이스북 친구추천은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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