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들이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양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달 이란에서 30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해 6월(100만배럴)에 비해 3배로 늘렸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월 평균 200만배럴을 수입해온 현대오일뱅크도 신규공장 가동상황을 봐가며 월 200만배럴을 추가 수입할 계획이다. 이란산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이란산 물량은 수입 가능한 최대 수준이지만 향후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물량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원유의 일종인 콘덴세이트는 두바이유·브렌트유 등과 달리 나프타를 비롯한 경유 성분이 많아 파라자일렌(PX) 등 화학제품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원유와 가격차이는 크지 않아 정유사 입장에선 훨씬 효율성이 높다. 에너지전문매체인 플랫츠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43.39달러였으나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44.3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사회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기간 중에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분류되 수출입 가능 물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PX시황 개선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산 공장에 콘덴세이트에서 PX 성분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증설 중이다. 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대 4의 지분으로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이달 중 완공이 되면 시험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일뱅크는 “일 평균 13만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이 공장의 월 수요량 중 절반에 해당하는 200만 배럴을 이란에서 들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과 유로화 결제가 가능해진 것도 수입량 증대에 한몫했다. 결제방법이 마땅치 않아 월 100만배럴만 수입해오던 한화토탈은 지난달부터 300만배럴로 수입량을 3배나 늘렸다. 회사 측은 “유로결제 등의 길이 열리면서 수입량을 큰 폭으로 늘렸고 이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을 하는 SK인천종합화학이 주로 콘덴세이트를 수입하고 있다. SK인천종합화학은 지난 1월 이후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려 현재는 전체 수요의 66%(월 370만배럴)를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분산 차원에서 추가적인 물량 구매는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봐가며 가격 등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추가적으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GS칼텍스는 이란산 수입과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바 없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모회사인 아람코가 사우디아
■ 정유사별 이란산 수입 (기업 / 내용)
한화토탈 / 월 수입량 6월 100만배럴서 7월 300만배럴로 늘려
현대오일뱅크 / 현재 수입량(200만배럴)을 하반기부터 배로 높일 예정 중
SK이노베이션 / SK인천종합화학 전체 물량 66% 이란서 수입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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