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 A(30대·주부)씨는 한국산 수분크림이 바닥을 드러내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는 모바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한 후 한국 화장품만 전문적으로 파는 친구에게 품목과 수량을 알려줬다. 송금은 모바일메신저 기능을 이용했다. A씨는 “오프라인 매장에 갈 시간은 없고 온라인몰에서는 가짜 한국 화장품이 많아 구입하기 망설여진다”며 “SNS 친구가 파는 물건은 믿을 수 있고 다양한 후기를 함께 볼 수 있어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 웨이상을 통한 입점 상품 홍보, 마케팅, 판매 서비스가 이뤄지는 웨이챗 |
웨이상은 중국 최대 모바일 SNS메신저인 ‘웨이신’(위챗)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전문 온라인 쇼핑몰보다 작은 규모로 영업하는 소상인을 말한다. 이들은 SNS영향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을 통해 현지 중소기업과 개인 소비자에게 한국 화장품, 의류나 잡화 등을 주로 판매한다.
1일 한국무역협회와 중국 현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웨이상 시장규모는 960억 위안(약16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들의 거래규모는 중국 전체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24.5% 가까이 차지한다. 상점수 또한 지난 2014년 914만개에서 올해 1370만개로 급증했다.
웨이상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는 데에는 제품판매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모바일 메신저 상에서 친구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상품정보를 노출할 수 있다. 친한 친구나 지인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과 가격정보에 대해 비교적 신뢰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실제 ‘K-뷰티’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자 이를 악용한 가짜·유사제품이 온·오프라인 시장에 유통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인추천으로 활동하는 웨이상은 ‘믿을 수 있는 채널‘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보해 소비자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게다가 모바일 기반 플랫폼 특성상 휴대기기에 익숙한 20·30대 이용자의 방문이 이어진다. 중국 국가산업정보망이 자체 조사한 결과 전체 웨이상 이용자의 92%가 소비가 활발한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상과 함께 중국판 ‘파워블로거’인 왕홍(왕뤄홍런) 등 SNS 기반 유통채널·판매자의 영향력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은 또한 재빠르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입소문’만으로 제품이 완판되거나 별도의 마케팅이 없어도 현지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기대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와 중국의 SNS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채널을 보유하고 이들과 함께 하는 대규모 행사를 매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한방샴푸 브랜드 ‘려’를 알리기 위해 중국 SNS유저들을 따로 초청해 ‘K-트렌드 라이브’를 개최했다.
애경그룹 또한 지난 5월 초 중국 파워블로거 10인을 초대해 다양한 ‘K-뷰티’ 체험 시간을 갖고 에이지20s, 루나 제품을 이용한
업계 관계자는 “웨이상·왕홍 등 SNS기반 파워 유저들이 중국 소비재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유통채널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K-뷰티’ ‘K-패션’의 최대 시장으로 우뚝 선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들을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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