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상반기 실적 희비 갈린 현대기아차
↑ 현대기아차 / 사진=MBN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신흥 시장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아차는 주력인 레저용 차량(RV) 판매 확대로 실적이 큰 폭 개선돼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47조273억원, 영업이익 3조1천42억원, 당기순이익 3조5천3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0%, 6.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나빠진 것입니다.
현대차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 대비 4.9% 증가한 35만6대를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해외 판매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1.8% 감소한 204만3천235대를 나타냈습니다.
이로 인한 국내외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0.9% 감소한 239만3천241대입니다.
또 수출 감소와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매출원가가 80.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신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로 판매관리비도 전년 대비 9.3% 늘었습니다.
반면 기아차는 국내외 판매가 줄었는데도 단가가 높은 SUV 판매 비중 확대와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기아차는 27일 매출 27조994억원, 영업이익 1조4천45억원, 당기순이익 1조7천7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20.8%, 당기순이익은 7.3% 증가한 것입니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개선됐습니다.
기아차는 신흥시장 수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공장 판매가 전년 대비 8.8% 감소한 78만8천561대를 기록했습니다.
해외공장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 판매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판매 감소를 상쇄하며 전년 대비 0.6% 증가한 66만8천29대를 판매했습니다. 이로 인한 글로벌 판매는 145만6천590대로 전년 대비 4.7% 줄었습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RV 판매 비중이 작년 상반기 34.1%에서 올해 상반기 38.4%로 4.3%포인트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대당 평균 판매가(ASP)도 2천160만원에서 2천320만원으로 7.4% 증가했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춰 RV 비중이 25.6%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도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잘 적응하는 모양새입니다.
현대차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미국 시장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13% 증가한 대당 3천100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기아차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 인센티브가 2천700 달러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 Power)가 발표한 초기품질지수(IQS) 평가에서도 기아차가 전체 33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현대차는 3위였습니다.
기아차의 신흥시장 판매 비중이 현대차보다 낮은 점도 이들 국가의 경기 침체로부터 타격을 덜 입게 했습니다. 기아차는 브릭스 국가 중 중국에만 공장이 있지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브릭스 시장이 잘 나갈 때는 현대의 실적이 더 좋아지지만, 나쁠 때는 기아차보다 더 타격을 입는 구조"라며 "전 세계적으로 승용차보다 RV가 더 인기를 끄는 것도 기아차 실적이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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